CNET Korea뉴스신제품

국내 시장 뛰어든 온쿄 "합리적 제품으로 승부수"

CJ E&M “비츠·온쿄는 서로 다른 브랜드”

1천억원을 넘는 규모의 국내 헤드폰/이어폰 시장에 일본 브랜드인 온쿄가 뛰어들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1천억원을 넘는 규모의 국내 헤드폰/이어폰 시장에 일본 브랜드인 온쿄가 뛰어들었다. 온쿄 브랜드를 가진 깁슨이노베이션스가 CJ E&M과 손잡고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재생이 가능한 헤드폰과 이어폰, 스피커 등 총 15개 제품을 국내 판매하기로 했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낯선 브랜드, 온쿄

온쿄는 1946년 세워진 일본 음향 기업이다. 스피커와 앰프, 오디오 등 A/V 기기에서는 야마하, 데논과 더불어 3대 업체로 꼽히기도 했다. 2012년 1월부터는 필립스 음향기기 부문을 인수한 깁슨 이노베이션스가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바람이 불기 시작한 2014년부터는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고해상도 음원도 판매한다.

온쿄는 2012년 모뉴엘과 합작법인인 ‘모뉴엘 온쿄 라이프 스타일’을 세우고 HTPC(홈시어터PC)와 온쿄 음향 제품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하반기 불거진 모뉴엘 분식회계 이후 파산 과정을 거치면서 더 이상 새로운 제품은 나오지 않는다.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가 강점

온쿄가 국내 출시하는 제품은 하이레졸루션 오디오를 지원하는 헤드폰 2종, 이어폰 1종, 블루투스 스피커 1종을 포함해 총 15개다. 이 중 주력제품은 6mm 다이나믹 베이스와 초고주파수 음원을 부드럽게 들려주기 위해 밸런스드 아머쳐 구조를 혼합한 인이어 이어폰 E900MB, 40mm 드라이버를 내장하고 무게를 줄인 H500MB 등이다.

온쿄가 강조하는 것은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다. 일본오디오협회가 정한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기준은 헤드폰과 스피커 드라이버가 40kHz를 내야 하고 앰프도 40kHz, 디지털 음원과 처리 과정은 모두 24비트, 96kHz를 따라야 한다.

깁슨이노베이션스 매튜 도어 디렉터는 “온쿄는 음원을 수록하는 순간부터 중간 믹싱을 거쳐 소비자가 듣는 과정까지 음원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강점이다. 모든 단계에서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의 기준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매튜 도어 디렉터는 “온쿄는 음원을 수록하는 순간부터 중간 믹싱을 거쳐 소비자가 듣는 과정까지 음원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는 온쿄 브랜드만 보일 것”

온쿄는 각종 오디오나 영상기기 분야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지만 헤드폰이나 블루투스 스피커 등 제품이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온 적은 없다. 역사는 70년이 넘었지만 국내 일반 소비자에게는 여전히 낯선 브랜드다. 2011년부터 하이엔드 이어폰과 헤드폰을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니코리아의 벽도 만만찮다.

깁슨이노베이션스 한국지사 전한주 대표는 “깁슨이노베이션스는 일본 이외 지역에서 온쿄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제품 개발 역시 일본 연구진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필립스 브랜드 제품, 혹은 온쿄 브랜드 제품만 보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2015년 3월부터 온쿄 헤드폰과 스피커 제품을 독점 판매하는 업체는 CJ E&M 음악사업부문이다. CJ E&M은 음악 제작자와 음향 전문가의 객관적 평가를 받고, 직접 들을 수 있는 청음 시설도 늘려 온쿄 브랜드를 더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CJ E&M 뮤직디바이스 박장희 팀장은 “스피커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었지만 10만원 이상 하이엔드 이어폰·헤드폰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는 추세다. 2018년 하이엔드 이어폰·헤드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소리를 내는 제품이라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CJ E&M 뮤직디바이스 박장희 팀장은 “2018년 하이엔드 이어폰·헤드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시름시름⋯ 예전같지 않은 비츠

CJ E&M 음악사업부문은 비츠바이닥터드레 헤드폰 국내 총판이기도 하다. 비츠바이닥터드레 헤드폰은 박태환 등 유명인사를 내세워 2010년 50억원, 2011년 60억원이나 매출을 올렸지만 2013년부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때는 소셜커머스에서 30% 이상 할인판매되기도 했고 2014년 12월에는 국내 최초로 전제품 20% 할인행사까지 했다.

비츠바이닥터드레 헤드폰이 부진을 겪는 이유로 여러가지가 꼽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소리에 대한 불만이다. 비츠바이닥터드레 이후로 페니왕, 소울바이루다크리스 등 유명인이나 연예인 마케팅을 앞세운 제품들이 대거 쏟아졌지만 대부분 중저음이 강조되어 있어 호불호가 갈렸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CJ E&M 관계자는 “2013년 이후 시장에 고급화를 내세운 여러 브랜드가 시장에 등장했고 2014년 애플이 비츠를 인수하면서 정책에 변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던 과거와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츠와 온쿄 사이 악영향은 없을 것”

비츠바이닥터드레를 유통하는 CJ E&M이 같은 카테고리 다른 브랜드인 온쿄 제품까지 유통에 나선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CJ E&M 관계자는 “비츠 제품은 디자인에 조금 더 중점을 둔 제품이며 온쿄 제품은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에 중점을 둔 제품이다. 두 제품이 시장에서 겹쳐 악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견해는 깁슨이노베이션스 역시 마찬가지다. 전한주 대표는 “CJ E&M이 비츠바이닥터드레 제품을 유통하고 있지만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르다. 비츠바이닥터드레는 무거운 소리를 들려주는 제품이며 온쿄 제품과는 차이가 있다. CJ E&M이 비츠바이닥터드레 제품에 이어 포트폴리오를 늘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깁슨이노베이션스와 CJ E&M은 “비츠바이닥터드레와 온쿄 제품이 서로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소비자들이 꼭 알아야만 손해를 안 볼 정보가 무엇인지 항상 고민합니다. 숫자만 잔뜩 등장하는 알맹이 없는 이야기는 빼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정보를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