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환골탈태 디자인. 그래도 이 정도는 되어야 그나마 좀 들고 다니지 않겠는가. 전면 카메라도 마음에 든다.
The BAD 왜 한국에는 64GB 모델을 팔지 않는가. 왜 프로스트 색상은 판매하지 않는가. 눈이 휙 돌아갈만큼 참신한 기능은 보이지 않는다.
한줄평 모험은 없지만 그럼에도 우수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프리미엄을 외치려면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구글 넥서스6P(이하 넥서스6P)는 5.7인치 WQHD(2560×1440 화소) AMOLED 디스플레이와 퀄컴 스냅드래곤 810 v2.1(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한 스마트폰이다. 메모리는 LPDDR4 3GB로 용량은 이전 제품인 넥서스6와 같다. 저장공간은 32·64·128GB지만 국내에서는 32GB 모델만 판매한다. 광대역 LTE와 VoLTE(보이스오버LTE), CA(주파수집성)를 지원하며 국내 전 이동통신사에서 쓸 수 있다.
카메라는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천230만 화소이며 4K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3,450mAh이며 고유 지문 센서인 넥서스 임프린트를 후면에 내장했다. 비밀번호 입력 대신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거나 앱을 구입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6.0(마시멜로)을 최초 탑재했다. 무게는 178g이며 색상은 알루미늄, 그래파이트, 프로스트 3종류지만 국내에서 프로스트 색상은 판매하지 않는다. 구글스토어를 통해 자급제 단말기로 구입하거나 SK텔레콤을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구글스토어 기준 32GB 모델이 67만원.
5.7인치로 한 발 물러선 디자인
넥서스4가 나오면서부터 떠돌던 농담 중 하나는 “이러다 제품 뒤에 붙는 숫자처럼 화면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넥서스5는 화면이 4.95인치로 커졌고, 넥서스6는 화면을 5.96인치로 키웠다. 하지만 화면을 마냥 키운다고 해서 무조건 반길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넥서스6P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와 비슷한 수준인 5.7인치로 화면을 줄이며 한 발 물러났다. 1cm(10mm)가 넘을 정도로 두터운 두께도 7.3mm 수준으로 줄였다. 여기에 유니바디 메탈 디자인을 적용해 말끔함을 더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실제 무게는 넥서스6(184g)와 큰 차이가 없는 178g이라는 것이다.
넥서스6P 렌더링 이미지와 실제 사진이 등장하면서 가장 많이 입방아에 올랐던 것은 바로 카메라와 레이저 오토포커스 센서를 보호하는 강화유리였다. 이 부분이 마치 POS 기기에 달린 바코드 리더처럼 보여 이상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실물을 보면 썩 어색하지 않다. 넥서스5X처럼 카메라만 튀어나온 다른 스마트폰보다 차라리 낫다.
스냅드래곤 810은 아쉽지만 화면은 확 달라졌다
넥서스6P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냅드래곤 810을 썼다. 현재 나와 있는 모바일 프로세서 중에는 가장 높은 성능을 지녔지만 뜨겁고 열이 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넥서스6P 뿐만 아니라 올해 나온 모든 스마트폰이 안은 딜레마다.
모바일 프로세서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회사는 고작 삼성전자나 애플 정도다. 물론 화웨이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을 통해 모바일 프로세서를 만들지만 ‘구글 레퍼런스’라는 특성 때문에 결국은 스냅드래곤 810을 썼다. 덕분에 성능은 중상위권 이상에 속한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넥서스6보다 확실히 나아진 것으로 디스플레이를 들 수 있다. 넥서스6도 AMOLED 디스플레이를 썼지만 화면 밝기가 대체로 떨어지고 화면을 어둡게 하면 붉은 기가 돌았다. 넥서스6P는 이런 현상이 사라지고 보다 자연스러운 색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고속충전과 편의성을 앞세운 USB-C 단자를 쓰는 것은 넥서스6P도 예외가 아니다. 2014년 말 처음 공개된 규격 치고는 보급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다만 양쪽 모두 USB-C 단자라면 USB 보조배터리나 데스크톱PC와 연결할 때 아무래도 당황스럽다. 넥서스6P는 이런 점을 고려해 USB-C 케이블을 두 개 넣어놓았다. 따로 케이블을 사야 하는 불편함은 덜었다.
VoLTE 충실히 지원하고 전면 카메라 우수
넥서스6P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기본 기능만 담았다. 정확히는 안드로이드 오픈소스에 거의 손을 대지 않은채로 기본 구글 앱을 모두 담았다. 제스처 기능이나 스팸 전화 관리 기능은 구글플레이에 있는 외부 앱으로 해결해야 한다. 다만 24비트, 192kHz로 만들어진 FLAC 음원을 별도 플러그인 없이 바로 재생한다.
넥서스6에서는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던 VoLTE(보이스오버LTE) 표준 규격도 기본으로 지원한다. 국제판 (H1512) 모델의 운영체제를 안드로이드 6.0.1(MMB29M)으로 업데이트한 다음 APN을 설정하자 LG유플러스를 통해 LTE 망 상태에서 전화, 문자, 데이터 이용이 모두 가능하다. SK텔레콤에서 구입한 모델이라도 KT나 LG유플러스에서 쓰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후면 카메라 센서는 1,230만 화소로 넥서스5X와 동일하고 색 처리나 오토포커스 기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마트폰 중 비교적 큰 센서를 달아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도 제법 볼만하다. 특히 셀피 촬영에 자주 쓰이는 전면 카메라가 화상통화에 적합한 200만 화소에서 800만 화소로 대폭 향상되었다. 센서 크기가 작고 플래시가 없어서 어두운 곳에서 쓰기는 조금 무리가 있지만 3~4년 전 스마트폰에 달리던 후면 카메라 정도의 사진은 뽑아준다. 특이한 구도로 사진을 찍을 때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사진 샘플 다운로드).
결론 : 모험은 없지만 그럼에도 가장 우수한 레퍼런스폰
구글 넥서스 스마트폰의 첫 제품인 넥서스원이 2010년 등장할 때만 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완성도는 애플 아이폰에 못 미쳤다. 넥서스원만 해도 제작사인 HTC의 역량 부족으로 전원 버튼 함몰, 터치 오류 등 갖은 내홍을 겪었고 2011년 하반기 갤럭시 넥서스가 등장한 무렵부터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다른 제조사에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문제는 매 해 신기술이나 새로운 하드웨어를 먼저 투입해 개발자들의 시험대 역할을 해온 넥서스 스마트폰이 올해처럼 심심해 보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레이저 오토포커스는 이미 다른 스마트폰에서 등장한 적이 있고 지문인식 기능인 넥서스 임프린트도 아주 획기적이나 혁신적인 기술은 아니다. 한 마디로 모험이 사라졌다.
오히려 넥서스6P의 존재 의의는 화웨이의 성장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에게는 저가, 보급형 기기로 알려진 화웨이지만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메탈 유니바디로 만들어진 말쑥한 기기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여기에 구글이 가세하면서 두 가지 모델을 전세계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LG전자가 넥서스5를 전 세계에 250만 대 이상 출하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리하자면 넥서스6P는 구글 서비스와 소프트웨어가 날 것 그대로 담긴 신선한 선어에 가깝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좋고, 와사비를 살짝 푼 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기교 없이 회를 치는 주방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른 주방장(커스텀롬)에게 맡겨도 좋다. 회를 즐기지 않거나 아예 먹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함부로 권할 수 없지만, 회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아깝다.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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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1512 (국제판) | 프로세서 |
퀄컴 스냅드래곤 810 v2.1 (옥타코어) | 메모리 |
LPDDR4 3GB | 그래픽칩셋 |
퀄컴 아드레노 430 (600MHz) | 저장장치 |
32/64/128GB | 디스플레이 |
5.7인치 AMOLED (518ppi) | 강화유리 |
코닝 고릴라글래스 4 | 해상도 |
WQHD (2560×1440 화소) | 지문인식 |
넥서스 임프린트 | 유심 |
나노 유심 | 전면 카메라 |
800만 화소 | 후면 카메라 |
1,230만 화소 | 네트워크 |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4.2, NFC | 이동통신 |
GSM, WCDMA, LTE(FDD/TDD) | VoLTE |
지원 |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 6.0.1 (마시멜로) | 연결단자 |
USB-C (고속충전 지원) | 배터리 |
3,450mAh 리튬폴리머 | 크기 |
159.3×77.8×7.3mm | 무게 |
178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