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전세계 60개 나라에 7천만 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세계 최대 인터넷 유료 방송국, 넷플릭스가 2016년 상반기 한국 상륙을 선언했다. 10월 29일에는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사전 설명회를 열기도 했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명확한 출시 일자나 요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이런 와중에 국내 영화 추천 앱 왓챠도 넷플릭스와 유사한 영화·드라마 다시보기(VOD) 서비스인 ‘왓챠 플레이’를 2016년 1월부터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막대한 헐리우드 영화와 드라마, 빨리감기/되감기 서비스까지 분석하는 넷플릭스의 기술력에 저렴한 가격과 풍부한 국산 콘텐츠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CGV보다 더 정확히 추천한다”
왓챠 앱과 왓챠 플레이를 서비스하는 프로그램스 박태훈 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왓챠 앱은 172만 명이 가입했고 매월 실제 이용자 수는 52만 명이나 된다. 7~8년 전 개봉한 영화부터 최신 영화까지 2억 3천만 개의 영화 평점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평가를 거듭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더 정확하고 많은 평가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 1월부터 서비스 예정인 왓챠 플레이는 이런 맞춤형 추천을 통해 가려낸 영화를 그 자리에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PC나 노트북, 투인원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웹 버전은 1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4월에는 모바일 앱도 나온다. 박태훈 대표는 “2016년 안에 스마트TV 앱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저렴한 이용료와 국산 맞춤 앱이 장점
왓챠 플레이가 시종 강조한 것은 한 달 4천900원에 불과한 저렴한 이용료다. 9.99달러(한화 약 1만 2천원), 혹은 950엔(한화 약 9천300원) 가량인 넷플릭스 이용료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박태훈 대표는 “영화 콘텐츠 소비가 가장 활발한 20대에서 30대 연령층에는 가격이 중요한 요인인데다 최신작을 바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해야 한다고 봤다”고 밝혔다.
또 카드 결제나 동영상 시청에 액티브X가 필요 없다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실제로 이날 시연에서는 OS X를 실행하는 맥북프로에서 신용카드 정보만 입력해 월정액 상품을 결제하고 바로 영화를 시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박태훈 대표는 “결제나 재생 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였고 거의 모든 브라우저를 지원한다. 우분투 등 리눅스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3.5점 이상 받을 수 있는 콘텐츠 먼저 들여온다
국내 IPTV 가입자는 2015년 9월 기준으로 이미 1천 220만 명을 넘어섰지만 이들 중 대다수는 약정을 통해 요금 할인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용료가 저렴하다고 해서 반드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할 수 없다. 결국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또 왓챠 플레이는 이용료가 저렴한만큼 콘텐츠를 들여오는 비용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박태훈 대표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와 배급사를 통해 총 4천500여 개의 콘텐츠를 확보할 예정이다. 단 IPTV 서비스와 달리 최신작을 공급하지 않는만큼 드는 비용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또 초기에 들여올 작품은 왓챠 앱 이용자 기준 3.5점 이상으로 평가할 사람의 비율을 따져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또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 각종 콘텐츠를 즐기는 요즘 추세와 달리 왓챠 플레이는 반대로 PC 환경만 지원한다. 윈도우 운영체제나 OS X에서 서비스가 잘 되는 것은 반갑지만 머리맡에 노트북을 눕혀두고, 혹은 잠자리에서 노트북을 옆에 두고 무언가를 보는 사람은 드물다. 스마트폰 앱도 일러야 2016년 3월 경에나 나올 전망이다.
박태훈 대표는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에 시간이 많이 걸려 모바일 앱 출시가 늦어지고 있지만 대학생 1인가구 등 TV 없이 PC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모바일앱 출시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