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에이서는 2016년 창립 40주년을 맞는 PC회사다. 국내에는 보급형·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유명하지만 웨어러블이나 스마트폰, 프로젝터도 생산한다. 1996년 국내 첫 진출 이후 5년만인 2001년에 철수한 과거가 있지만 2009년을 기점으로 다시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6년이면 재진출 7년차를 맞는다.
에이서의 올 한해 성적표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올해는 세계 5대 PC 업체에서 간신히 끝자리를 차지했지만 미국시장에서는 다른 업체에 밀려 5위권 밖으로 벗어났다. 국내 시장에서도 인텔 프로세서를 앞세운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예년보다는 확실히 덜 팔린다. 무엇보다도 눈에 띌만한 신제품 출시가 없었다.
2016년부터 프리미엄 제품 선보일 것
14일 신제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에이서 김종윤 과장은 “올해 나왔던 제품들은 대부분 저가인데다 각종 전문매체 리뷰에서도 좋은 평가가 많지 않아 마케팅에 중점을 두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2016년에는 프리미엄 제품을 위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에이서가 선보인 제품들도 이를 반영하듯 투인원과 게이밍 PC에 초점을 맞췄다. 게임 마니아를 위한 프레데터 노트북과 모니터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김남웅 본부장은 “프레데터 브랜드를 달고 나온 제품은 가장 높은 성능과 진보된 기술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프레데터 게임용 노트북 중 간판급인 프레데터 15는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스카이레이크)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980 그래픽칩셋을 달았다. 움직임이 많은 FPS(일인칭시점슈팅) 게임에서 화면이 밀리거나 어색하게 보이는 것을 막아주는 엔비디아 G싱크 기술도 탑재했다. 적어도 디자인이나 기능 면에서는 에일리언웨어나 어로스 등 유명 제품과 비교했을 때 손색이 없어 보인다.
“과거 철수는 ‘흑역사’, A/S는 지속적으로 향상중”
프레데터 제품들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무상보증기간 1년이 추가되고 제품 청소 등 여러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런 사실만 가지고 기뻐할 지는 미지수다. 한국 시장에서 에이서 제품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나빠진 원인이 바로 A/S 품질에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에이서는 한 차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많은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남웅 본부장은 이에 대해 인터넷 신조어인 ‘흑역사’라고 답했다. 잊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운 과거, 혹은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을 정도라는 것이다.
김남웅 본부장은 “현재는 A/S 품질에 대해 담당자에게 직접 피드백을 받고 있고 임직원이나 서비스 관리자도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다. 데스크톱PC는 기사 방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무엇보다 제품 파손 등 유상 서비스가 필요할 때 가장 적은 비용을 받는 브랜드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보급형 노트북인 아스파이어 11 라인업)
윈도우폰 3년만에 다시 상륙할까
흥미로운 것은 에이서가 지난 9월 공개한 5.5인치 윈도우폰인 ‘제이드 프리모’를 국내에 출시할 의사를 내비쳤다는 것이다. 김남웅 본부장은 “스마트폰 한 대로 많은 것을 처리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윈도우10 모바일이 가진 컨티뉴엄 기능이 충분히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서는 2014년 상반기 3G 자급제 스마트폰인 리퀴드Z5를 국내 출시했지만 올해는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만약 이 스마트폰이 국내 출시된다면 2012년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윈도우폰이 나오는 셈이다. PC와 X박스 원 등 윈도우10과 연결된 디바이스 중 마지막 하나인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김남웅 본부장은 “스마트폰 출시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며 최종 가격과 출시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만간 출시를 할 예정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과 같이 지극히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월 29일 PC, 태블릿은 물론이고 IoT 기기까지 통합된 플랫폼으로서 Windows 10을 선보였습니다. 이러한 원 윈도우(One Windows) 전략 아래 더 많은 소비자들이 기기에 구애 받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personal computing’ 을 경험할 수 있도록 Windows 10을 무료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도록 제공했고, 인텔의 6세대 프로세서가 탑재된 새롭고 다양한 Windows 10 디바이스들을 선보이기 위해 디바이스 제조사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원 윈도우 전략으로 윈도우만이 줄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가치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은 IFA 2015 에이서 행사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