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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와이파이 찾아 헤매던 일은 옛말"

관광객 대상 무료 와이파이·선불 유심칩 보편화

하네다 공항 3층 편의점에 진열된 선불 유심칩. 간단한 인적사항 등록 후 바로 개통된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도쿄(일본)=권봉석 기자> 과거 일본은 출장 온 사람들이나 관광객들이 인터넷을 쓰기 불편한 나라 중 하나였다. 사증(비자) 면제로 입국한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고 현지 피처폰 렌탈 업체를 빌리거나 비싼 로밍 요금을 감수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2009년 이후 스마트폰이 급격히 보급되면서 와이파이 문제도 등장했다. NTT 도코모, au(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 내 통신사 가입자가 쓸 수 있는 와이파이 핫스팟은 있었지만 외국인이 쓸 수 있는 와이파이 핫스팟은 찾기 힘들었다. 외국인 이용률이 높은 하네다, 나리타, 칸사이, 후쿠오카 등 공항에서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무료 와이파이 대폭 늘었다

하지만 2015년 현재 적어도 와이파이 문제는 크게 개선된 편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커피나 음료를 구입하면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 카페가 늘어났고 2014년 12월부터는 관광객 대상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인 ‘트래블 재팬 와이파이‘도 시작됐다.

이 서비스는 전용 앱을 출국 전 미리 설치한 다음 각종 전자제품 양판점이나 철도 역 등에서 등록 코드를 받아 간단한 등록을 거치면 20만 개 이상 지역에서 14일간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게 해 준다.

장소에 따라서는 건물 안이 아닌 밖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각종 면세점과 전자제품, 만화 전문점이 한데 모인 아키하바라 지역에서는 역 주위에 있는 광고물을 겸한 와이파이 핫스팟을 통해 각종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JR 아키하바라역 인근에 설치된 와이파이 핫스팟. 광고판 역할도 겸한다.

선불유심으로 이동하며 인터넷 쓴다

와이파이 핫스팟은 무료로 쓸 수 있고 편리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다. 바로 와이파이 핫스팟이 설치되지 않은 야외나 열차 안·버스 안에서는 아예 인터넷을 쓸 수 없다. 과거에는 비싸고 느린 데이터 자동 로밍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하지만 2014년 하반기 이후 이런 흐름이 확연히 바뀌었다. MVNO(알뜰폰) 업체들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데이터 선불 유심칩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선불 유심칩은 대부분 가장 넓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NTT도코모의 LTE 망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며 1주일, 혹은 14일 등 일정 기간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IIJ(인터넷 이니셔티브 재팬), 소니 계열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소넷(So-Net) 등 다양한 업체가 선불 유심칩을 판매하고 있다.

공항 내 편의점, 혹은 대형 양판점에서 구입한 선불 유심을 꽂은 다음 APN을 설정하고 설정 페이지에서 신용카드 정보, 혹은 여권 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활성화된다. 일부 서비스는 한글 페이지와 도움말도 제공한다.

일본 양판점 요도바시카메라에서 판매하는 선불 유심칩. 1GB를 최대 1주일간 쓸 수 있다. 가격은 2천700엔(한화 약 2만 8천원).

와이파이 관련 불만 3.7%로 감소

이처럼 관광객들에게 통신 인프라를 개방하는데는 보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일본 정부의 정책적 영향이 크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관광정보를 보다 쉽게 찾게 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덜겠다는 것이다.

2011년 10월 일본 국토교통성 산하 관광청이 일본을 찾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가장 곤란했던 것’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1위가 ‘와이파이 접속 불편’ 이었다. 하지만 2년 뒤인 2013년 1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36.7%에서 3.7%로 크게 줄었다.

스마트폰/태블릿용 선불 유심 역시 정보통신 정책을 관장하는 일본 총무성의 정책에 따라 현재는 외국인에게 상당 부분 개방된 상태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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