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LG전자가 G4의 뼈아픈 실패를 안고 다음달 1일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그 예고편으로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금속 소재의 보급형 스마트폰 ‘LG 클래스’가 이동통신 3사를 통해 21일 일제히 출시했다.
LG 클래스의 출고가는 39만9천원이다. 공시지원금을 감안하면 적당한 요금제에서도 월 할부금이 1만원 이하로 떨어질만한 가격이다. 물론 그만큼 보급형 사양을 가지고 있지만, 몇 가지 매력포인트도 있다. 씨넷코리아는 LG클래스의 특징과 사양을 종합했을 때 ‘비폴더형 효도폰’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몇 가지 주요 사양 설명을 통해 왜 그런 결론을 내렸는지 알아본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 퀄컴 스냅드래곤 410
스마트폰의 등급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퀄컴 스냅드래곤 410은 저가형 64비트 쿼드코어 프로세서다. 64비트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애당초 운영체제의 한계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서도 64비트의 잇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실제로 좋은 점은 거의 없다. 28나노 공정으로 Cortex-A53 설계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다양한 LTE 주파수를 잡아낸다는 점에서 범용적이고, 로밍에서도 잇점이 있지만 고유한 성능 자체는 그냥 보급형 답다. 물론 LG 클래스가 ‘비폴더형 효도폰’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한 성능이다.
카메라 : 전면 800만화소, 후면 1천300만화소
LG 클래스의 ‘클라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양은 바로 이 지점이다. 보급형 제품 이지만 카메라 만큼은 째째하게 굴지 않았다. “1천600만화소가 아니라서 무효”라고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어차피 스마트폰 카메라로 작품 활동을 할 것이 아니라면 충분한 화소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G4와 같은 이미지센서가 사용됐다. “LG 스마트폰은 역시 카메라”라는 메시지는 아직까지는 꾸준히 가져가고 있다. 손바닥 폈다 접으면 찍히는 제스쳐 샷이나 뷰티샵과 같은 LG 스마트폰 고유의 스마트폰 UX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어차피 한번 개발해놓은 UX를 또 써먹는다고 원가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 2,050mAh 일체형
아이폰이나 갤럭시S 혹은 갤럭시노트 사용자들이라면 LG 클래스의 보잘것 없는 배터리 용량을 적잖이 실망했을 것 같다. 어차피 LG 클래스는 ‘비폴더형 효도폰’이다. 중장년층 사용자들은 일반적으로 배터리의 대부분을 통화하는데 사용한다. 그렇게 보면 그렇게 적은 배터리 용량도 아니다. 게다가 LG 클래스의 화면 크기는 5인치이고,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한 만큼 두께를 일정 이상 늘리는 것은 디자인과 휴대성을 해친다. 만일 게임을 포함해 스마트폰 활용이 제법 많은 사용자라면 LG 클라스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디스플레이 : 5인치 HD(1280×720)
화면 크기가 5인치라는 것은 꽤 괜찮은 선택이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는 무조건 크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고 작다고 해서 못쓸 것도 아니다. 노안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에게도 작은 크기는 아니다. 어차피 손으로 들고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조금 더 가까이 들고 보면 그만이다. 해상도 역시 풀HD에도 못미치는 HD급(1280×720)이지만 배터리 효율을 감안하면 나쁜 선택은 아니다. 게다가 어차피 화면이 작기 때문에 PPI(Pixel per Inch)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에 거의 근접한 294PPI다.
RAM : 2GB LPDDR3
보급형 치고는 적당한 RAM 크기다. 안드로이드 자체가 굳이 좋게 표현하면 RAM 용량이 넉넉하면 넉넉할수록 좋은 OS다. 절대 칭찬이 아님을 구글이 알았으면 한다. 뿐만 아니라 퀄컴 스냅드래곤410에 1GB 혹은 1.5GB RAM을 다는 것도 균형이 맞지 않다.
저장공간 : 16GB eMMC 내장메모리 & 마이크로SD 확장 슬롯
애플이 아이폰 16GB 모델을 고수하는 이상 보급형 스마트폰의 내장 저장공간이 16GB라는 점을 결코 지적할 부분이 아니다. 게다가 일체형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저장공간 확장 슬롯을 달아준 것은 대단히 긍정적이다. 이 정도면 됐다. 비폴더형 효도폰에 이보다 더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다.
FM 라디오
LG클래스가 ‘비폴더형 효도폰’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도와준 결정적 기능이다. 그 수많은 공짜 라디오앱이 있는데, 스마트폰에 굳이 FM 라디오 기능을 넣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스마트폰 활용이 익숙치 않은 중장년층을 위한 효도폰이라는 강력한 증거다.
종합 : 방향성은 맞지만, 약간 늦었다
스마트폰 활용에 익숙치 않은 중장년층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들은 1백만원에 달하는 최신 스마트폰 구매에는 인색하지만, 폴더폰을 씀으로써 나이든 티를 내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처럼 스마트폰으로 셀카도 찍고, 예쁜 화초도 찍고, 산 정상에서 단체사진도 잘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 필요하다.
LG 클래스는 그런 점에서 잘 기획된 스마트폰이다. 아이폰이나 갤럭시 처럼 일체형 디자인을 채택하고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급의 사진 촬영 성능과, FM 라디오 기능과 같이 중장년층 필수 기능도 빼놓지 않았다. 잘 팔릴만한 가격이지만 가성비가 좋은 제품은 아니다. 요즘 가성비를 논하기 위해서는 같은 가격에 한 등급 높은 AP를 사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비폴더형 효도폰’으로 몰아가기는 했지만, 고성능이 필요없는 20~30대 라이트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어필할만한 제품이다. 그럼에도 LG 클래스에 가장 아쉬운 부분은 뒤늦은 대응과 독창성 부재다. 이미 시장에는 40만원 전후로 선택할만한 스마트폰이 적잖게 있고, 그것들과 비교해서 LG 클래스가 특출나게 나은 점을 찾기는 어렵다.
게다가 G4의 실패에서도 알 수 있듯이 LG전자는 이미 플래그십 시장에서 경쟁력을 다소 상실했다. 좀 더 일찌감치 중저가 시장에 투자해서 샤오미급 가성비를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LG 클래스는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는 약간 늦었다. 그것이 바로 여전히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가장 해결해야 할 고질적인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