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ET Korea뉴스신제품

애플TV, 한국 서비스 가능성 정말 없을까?

“취미를 넘어 성장동력으로 진화”

4세대 애플TV

(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고 스티브잡스 애플 창업주가 취미에 불과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애플TV가 마침내 애플의 성장 동력이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애플은 9일(현지시각) 샌프란시스코 빌그라함 시빅 오디토리움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4세대 애플TV를 최초로 공개했다.

새로운 애플TV의 발표는 일찌감치 점쳐져 왔다. 미국의 주요 영상 유통 사업자들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도 함께 들렸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협업이 이뤄진 점은 미국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모양과 연결 단자는 동일하지만 대신 크기가 좀 더 두꺼워졌다.

애플TV보다 놀라운 콘텐츠의 힘

이미 애플이 운영하고 있는 아이튠즈도 상당히 강력한 영상 유통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넷플릭스, 훌루, HBO, 쇼타임과 모조리 계약을 맺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KT, SK브로드밴드, LG플러스 3사와 모두 계약을 맺고 여기에 공중파 3사, CJ E&M 전 채널을 비롯한 주요 케이블 채널의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모든 것을 애플TV 하나로 볼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애플TV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것은 본격적인 앱스토어 개장과 함께 SDK가 공개된 것이다. 이로인해 애플TV는 스마트폰 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플랫폼이 돼 버렸다. 운영체제 역시 iOS 기반으로 만든 TV OS를 탑재했다. 스마트TV 앱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사실 자체는 전혀 새롭지도 않고, 삼성전자나 LG전자도 부단히 시도한 일이지만 애플이 팔을 걷었다는 점에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 단적으로 애플은 앱스토어에 등록된 개발자만 전 세계 1천100만명에 달한다.

따라서 앱을 통해 공급되는 각종 VOD 및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 쇼핑, 금융 등 사실상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TV에서 할 수 있게 됐다. 그것도 번거로운 미러링이 아닌 애플TV 자체 내에서 말이다.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 된 애플TV 리모컨

아이폰급 성능 향상

이를 구현하기 애플TV의 성능도 대폭 업그레이드 됐다. 아이폰6에 탑재된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A8 프로세서가 탑재됐다는 것이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터치 조작이 가능한 센서와 마치 닌텐도 위 컨트롤러를 연상시키는 자이로 센서가 탑재된 새로운 리모컨도 매우 흥미롭다. 대부분 조작은 리모컨에 있는 터치 스크린을 통해 이뤄지지만, 볼륨 조절은 별도 물리키로 빼서 조작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뿐만 아니라 이 리모컨은 1회 충전시 3개월 가량 쓸 수 있을 정도이며, 심지어 아이폰과 동일한 라이트닝 단자를 가지고 있어 아이폰 사용자라면 매우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그외에는 이더넷 포트, HDMI 포트, 광단자 등 필수적인 연결 단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두께가 전작에 비해 약간 더 두꺼워졌다.

무엇보다 새로운 애플TV에서는 시리를 지원한다. 리모컨에 시리 버튼을 누르면 시리가 준비 상태가 되며, 이때 음성으로 각종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시리의 음성인식률이나 편의성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시리는 단순히 TV 시청을 넘어 해당 프로그램에 의한 각종 정보를 매우 빠르고 손쉽게 찾아 주는 기능을 제공한다. 가령 어떤 프로그램을 보다가 출연진이 궁금하면 시리에게 물어볼 수 있고, 시리는 이미 시청 중인 방송을 중단하지 않고도 해당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4세대 애플TV는 10월 말 출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서비스 가능성 있다

그동안 애플TV는 우리나라 소비자에게는 그저 먼나라 이야기였다. 애플도 취미 수준으로 치부하며 글로벌 시장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을 뿐더러, 방송 시장 자체가 국가 별로 상이해 제대로 사업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앱스토어가 열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PTV 3사가 대동소이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중 한 곳이라도 애플과 손잡으면 시청자들이 원하는 대부분 영상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 결국 남은 것은 애플과 IPTV 사업자의 의지 문제다.

IPTV 사업자 입장에서도 셋톱박스를 제공하는 대신에, 애플TV를 통해 서비스하고 넷플릭스나 훌루 처럼 월 정기 요금을 받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물론 시장 주도권을 애플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애플은 새로운 애플TV를 80개 국가 대상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며, 연말까지 총 100개 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중 우리나라도 포함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