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구글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다. 회사 이름은 ‘알파벳.inc’이며, 구글이 지금까지 진행한 모든 사업은 알파벳이라는 모회사 아래 자회사로 편입하게 될 예정이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10일(현지시각) 블로그에 쓴 980단어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모회사 ‘알파벳’은 구글의 핵심 창업 맴버들이 포진돼 운영을 맡게된다. 래리 페이지는 알파벳 CEO를 맡게되며,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 사장, 에릭 슈미츠는 이사회 의장을 맡게된다. 핵심 자회사인 구글은 선다 피차이 사장이 CEO로 승진하게 된다.
구글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검색 서비스의 대명사인 구글이라는 이름에서 탈피해 다양한 사업 전개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미 구글은 무인자동차, 우주 프로젝트, 무선 인터넷 등 각종 사업을 전개를 하고 있지만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격렬하게 각종 혁신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셈이다.
알파벳은 26자로 이뤄져 있으며, 구글은 앞머리를 따서 G일 뿐이다. 향후 구글을 포함해 26개의 자회사가 생긴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구글이 만든 안드로이드OS 역시 알파벳 순서에 따라서 이름이 정해질 정도로 구글은 완벽하고 빈틈없는 작명 방식을 선호해왔기 때문이다. 모회사 ‘알파벳’의 도메인 역시 abc.xyz로 정해졌다.
현재 래리 페이지가 밝힌 자회사 숫자는 8개다. 구글 이외에 고속 인터넷 사업을 담당할 ‘피버’, 벤처캐피탈 사업을 진행할 ‘구글 벤처스’, 투자 펀드 회사 ‘구글 캐피털’, 무인자동차, 구글 글래스, 프로젝트 룬과 같은 미래 기술 사업을 진행하는 ‘구글X’, 당뇨병 환자를 위한 콘택트 렌즈를 만드는 ‘라이프 사이언스’, 자동 온도조절장치를 만든 ‘네스트’, 인간의 수명연장을 연구하고 있는 ‘칼리코’ 등이다.
구글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새로운 회사 구조 내용이 담긴 문건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해당 문건에는 조립식 스마트폰 등과 같이 구글이 진행하고 있는 모든 신사업을 다루지 않고 있어, 향후 자회사 숫자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지주회사 전환은 이제 구글이 검색엔진 기업으로서 가진 한계를 벗어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부 구글 주주들은 당장 이익이 되지 않는 구글의 각종 신사업 투자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구글이 새로운 사업을 보다 유리하게 전개하는 것에 대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있었다.
그러나 알파벳은 이제 구글 뿐만 아니라 각종 유망 사업 및 미래 기술 연구를 각각의 자회사에서 보다 투명하고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당장 구글이 자동차를 만들겠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전혀 없다. 자동차 관련 자회사를 통해 진행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구글이나 여타 다른 사업에 영향을 덜 미치게 된다. 자회사 하나만 빼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주회사 구조는 구글이 보유한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유망 기업을 인수할 때 역시, 기존 구글 조직과 충돌을 최대한 적게 일으킬 수 있는 방편이 된다. 한마디로 알파벳은 막강한 영향력과 자본을 바탕으로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자회사 분할 방침은 구글 주주들에게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 동안 구글이 다양한 사업 분야에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는지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는데, 자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그것이 보다 명확하고 투명해지기 때문이다. 향후 알파벳은 구글 대신 상장하게 되며, 기존 구글 주식은 모두 알파벳 주식으로 거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