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싸다. 싸고 쓸만하다. 펜티엄 프로세서를 다시 봤다.
The BAD 시작하자마자 리눅스. 윈도우 8.1 위드 빙 같은 선택지는 없었단 말인가.
한줄평 누구든지 경차를 무시하면 아주 그냥 큰일나는거야.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에이서 아스파이어 E5-532-P0NZ(이하 E5-532)는 작업 편의성에 중점을 둔 보급형 노트북이다. 인텔 펜티엄 N3700(1.6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5.6인치 WXGA(1366×768 화소) 디스플레이를 달았다. 네트워크는 802.11ac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4.0, 기가비트 이더넷을 내장했다. 저장장치는 500GB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와 128GB SSD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메모리는 DDR3L 4GB다.
숫자 입력이 가능한 키패드와 풀사이즈 키보드를 내장했고 손바닥을 감지해 마우스 오동작을 막는 정밀 터치패드를 내장했다. PC를 외부에서 접속 가능한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로 쓸 수 있는 BYOC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운영체제는 린푸스 리눅스다. 색상은 블랙/화이트 한 종류이며 1년간 국내/국외 무상보증이 제공된다. 가격은 실구매가 기준 37만원 전후.
가격 치고는 준수한 디자인 “키보드가 좀⋯”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15.6인치 노트북이 대부분 그렇듯 E5-532도 외관에는 큰 공을 들이지 않았다. 상판과 하판은 가로 줄무늬를 넣은 플라스틱 재질이고 내부 역시 미세한 줄무늬를 넣은 플라스틱 재질이다. 무게와 원가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선택인데 실제로 보면 장난감 같다거나 흔히 말하는 ‘싼티’가 심하게 나지는 않는다.
본체 크기에 상대적으로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각종 입출력 단자도 표준 그대로다. 주로 프로젝터를 연결할 때 널리 쓰이는 15핀 D서브 단자와 HDMI 단자도 케이블을 그대로 꽂을 수 있고 기가비트 이더넷 역시 마찬가지다. 키보드 역시 문서 입력에 큰 지장이 없고 터치패드를 누를때 삐걱이거나 움푹 들어가는 느낌은 없다. 단 마이크로소프트 엑셀 등 표작업에 자주 쓰이는 방향키 중 상·하(↑/↓) 키 크기가 줄어든 것은 아쉽다.
윈도우 8.1만 지원하는 드라이버
박리다매 노선을 택한 중국·대만산 보급형 노트북이 다들 그러하듯이, E5-532 역시 운영체제는 미포함이다. 그나마 전원을 넣으면 새카만 화면만 깜빡이는 다른 제품과 달리 이 제품은 무료 운영체제인 린푸스 리눅스를 기본 설치해 놓긴 했다. 하지만 그래픽 환경인 X윈도우도 빠졌고 간신히 부팅만 되는 수준이다. 초기 불량은 없는지 확인하는 용도 이외에는 의미가 없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따로 시간을 들여 운영체제를 설치해야 한다.
윈도우 운영체제 설치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윈도우 8.1 64비트 버전용 드라이버만 제공되므로 선택지는 하나 뿐이다. 드라이버를 DVD 한 장에 모두 담아주긴 하지만 ODD가 달려있지 않아 쓸모가 없다. 미리 다른 컴퓨터에서 드라이버를 다운로드한 다음 USB 플래시 메모리 등에 복사해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블루투스 드라이버와 와이파이 드라이버, 심지어는 터치패드 드라이버도 여러 개 있어 어떤 파일을 다운로드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결국 2GB가 넘는 파일을 모두 받은 다음 제대로 설치가 되는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그야말로 ‘슈뢰딩거의 하드웨어 드라이버’다. 정확한 하드웨어 제원을 알 수 없다면 파일이 오류 없이 깔릴 때까지 시행착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배터리 모드에서 최단 5시간, 최장 7시간 사용
아무리 쿼드코어라 해도 가격이 10만원 이상 차이나는 코어 i5 프로세서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내장된 그래픽칩셋에도 차이가 있고 기본 성능에도 당연히 차이가 있다. 인텔 태블릿에 흔히 쓰이는 아톰(베이트레일) 프로세서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고사양 게임까지 원활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것이 좋다. 물론 웹서핑, 영화감상, 스마트폰 동기화, 문서작성 용도에는 나름 쾌적하다.
오히려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은 배터리 이용시간이다. 5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술이 대거 투입되면서 소모 전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퓨처마크 파워마크 1.2.0으로 확인한 결과 문서 작성과 동영상 감상 등을 번갈아 실행하는 균형 모드(Balanced mode)에서는 5시간 18분을 기록했다. 간단한 문서 작성만 실행하는 생산성 모드(Productivity Mode)에서는 7시간 55분이 나왔다. 하드웨어 구성과 배터리 용량이 제각각인만큼 다른 제품과 절대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상당히 인상적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결론 : 펜티엄 프로세서의 재발견 “쓸만해졌다”
저가형, 보급형 노트북에 자주 쓰이는 펜티엄 프로세서는 TV홈쇼핑에서 한 없이 찬양의 대상이 된다. 화려한 걸그룹 뮤직비디오가 재생되는 노트북을 옆에 두고 이어지는 쇼핑 호스트의 달변만 듣고 있자면 정말 무슨 슈퍼컴퓨터를 저런 가격에 파나 하는 근거 없는 믿음이 다 생길 정도다. 하지만 인텔은 바보가 아니다. 장사를 할 줄 아는 기업이다. PC 제조사 역시 마찬가지다. 딱 돈을 낸 만큼의 성능만 안겨준다.
에이서 아스파이어 E5-532-PONZ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15.6인치 1366×768 화소 디스플레이에 펜티엄 프로세서라면 용도가 지극히 한정되어 있다. 디아블로3 등 게임을 돌리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고 리그오브레전드(LoL)는 옵션을 조절해 즐길 수 있는 정도다. 무엇보다 손 안의 스마트폰조차 풀HD인 판에 HD급 디스플레이로는 눈이 만족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품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은 분명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워드프로세서나 계산 작업이면 족할 사무실 환경에 투인원은 낭비다. 키보드 따로, 모니터 따로, 본체 따로 챙겨야 하는 데스크톱PC에 비해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것도 분명한 이점이다.
무엇보다도 5세대 코어 프로세서 기술로 펜티엄 프로세서의 성능이 꽤 쓸만해졌다는 것도 중요하다. 홈쇼핑때문에 억울하게(?) 폄하당했던 펜티엄 프로세서의 재발견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만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수고만큼은 아무리 전문가라 해도 번거롭고 귀찮다. 저가형 노트북에 운영체제가 빠지는 것이 국내 추세이긴 하지만, 드라이버 설치 과정이라도 간단하게 만들어야 했다.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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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 | 인텔 펜티엄 N3700(1.6GHz, 쿼드코어) |
메모리 | DDR3L 4GB |
그래픽칩셋 | 인텔 HD그래픽스 |
저장장치 | 500GB HDD |
디스플레이 | 15.6인치 LCD (광택) |
해상도 | 1366×768 화소 |
카메라 | 전면 120만 화소 |
네트워크 | 기가비트 이더넷,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4.0 |
운영체제 | 린푸스 리눅스 |
윈도우10 업그레이드 | 불가능 |
배터리 | 4셀 리튬이온 배터리 (내장형) |
크기 | 381.6×256×24.9~29.2mm |
무게 | 2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