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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터넷 접속 위치를 경찰에 알리지 마라"

4킬로미터 밖에서 인터넷 접속 가능한 ‘프록시햄’

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인터넷 쓸 수 있게 해주는 기기 ‘프록시햄’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Photo courtesy of Adam Cohn)

인터넷 상에서 완전한 익명을 추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불가능에 가깝다. 웹서버에 접속할 때마다 남는 IP주소를 추적하면 사는 곳과 인터넷을 이용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고 VPN(가상사설망) 서버를 이용해도 기록이 남는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NSA(국가정보국)이 음성통화 정보와 인터넷 접속 정보를 무제한으로 빨아들여 감시하기도 했다. 결국 완전한 ‘익명’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공공기관이나 정부가 감시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피할 수 있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기업이나 단체에 판매해서 많은 돈을 벌려는 사람도 있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개발하는 사람도 있다. 오는 8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보안 컨퍼런스 ‘데프 콘 23‘에 관련 기기를 선보일 전문가인 벤자민 커딜 역시 마찬가지다.

벤자민 커딜이 제작한 프록시햄 시제품.

(Photo courtesy of Benjamin Caudill)

그가 개발한 장비인 ‘프록시햄’은 초소형 컴퓨터인 라즈베리파이와 안테나 세 개를 결합해 만든 무선통신 기기다. 안테나 하나는 카페나 도서관 등에서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에 접속한 다음 나머지 두 개 안테나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 기능을 제공한다. 와이파이존에서 넓은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액세스 포인트(AP)와 흡사하지만 이용하는 주파수는 900MHz다. 별도 허가 없이 과학, 연구, 의료용으로 쓸 수 있는 대역이다.

인터넷을 쓰고 싶은 사람은 900MHz 신호를 이더넷(랜선) 신호로 바꿔주는 안테나를 써야 한다. 최대 4킬로미터(2.5마일)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프록시햄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고 인터넷상에서 추적당할 만한 일을 저질렀다 해도 각종 서버에 남는 IP 주소는 공공 와이파이존 인근에 설치한 프록시햄 뿐이다. 마더보드와 인터뷰에서 벤자민 커딜은 “마을 전체에서 인터넷에 접속 가능하고 최악의 경우라도 경찰이 도서관에 들어닥칠 뿐”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생길 경우 자폭하는 등 특수한 기능도 현재 개발중이다.

벤자민 커딜은 오는 8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데프 콘 23에서 프록시햄의 설계도와 소스코드 등 정보를 공개하고 프록시햄 완제품을 원가 수준인 200달러(한화 약 23만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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