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그렇다. 본질은 게임이다. 게임쇼에서 게임으로 말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소니는 올해 E3 2015에서 전 세계 게이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보여줬다.
소니는 E3 2015 개막을 하루 앞두고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E3 2015 플레이스테이션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개최하고, 향후 출시될 플레이스테이션4 및 비타 게임을 대거 공개했다.
행사는 한마디로 숨쉴틈 없이 진행됐다. 연신 박수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하나의 게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그만큼 많은 게임이 공개됐다. E3 단골 발표소재인 새로운 하드웨어 발표나 가격인하 소식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VR기기인 프로젝트 모피어스 역시 간단한 발표는 있었지만, 가격이나 출시일정과 같은 새로운 소식 대신 게임만 간단히 소개됐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E3의 주인공은 단언컨데 소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파괴력 있는 게임을 다수 선보였다. 하나씩 짚어봤다.
더 라스트 가디언
포문은 더 라스트 가디언이 열었다. 완다와거상, ICO 등으로 어마어마한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는 팀ICO의 세번째 작품이다. 이 게임의 장르는 ICO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창적인 게임성과 몽환적인 그래픽을 바탕으로 독특한 서사적 스토리텔링은 결코 수작이라는 말이 과하지 않다.
지난 2012년부터 개발 소식이 전해지며 E3에서 단골 출연했지만, 결국 PS3를 건너뛰고 PS4에서 선보일 만큼 많은 공을 들인 게임이다. 그나마 올해 E3에서 얻은 수확은 내년 출시될 예정이라는 것. 길어도 1년 6개월만 더 기다리면 게임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
지금까지 출시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중 최고의 명작을 꼽으라면 적어도 세 손가락안에 들어갈 작품이 바로 ‘파이널판타지7′이다. 그냥 최고의 작품으로 꼽아도 그다지 많은 반론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파이널판타지7′은 시리즈 최초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작품이다. 다방면에서 시리즈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캐릭터 디자인이 2등신에서 6등신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폴리곤을 사용한 3D 그래픽으로 당시 게이머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가슴이 먹먹하면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도 일품이었다는 평가다.
이후 그래픽 기술이 발전하면서 파이널판타지7이 리메이크 될 것이라는 소문은 PS3때 부터 끊이지 않았다. 이후 이야기를 다룬 파이널판타지7 어드벤트 칠드런이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이면서 이러한 관측에 더욱 힘이 실렸다.
짦은 티저 영상이었지만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는 최신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 완벽한 8등신으로 재창조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물론 추가 스토리 여부나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다음날 열리는 스퀘어에닉스 컨퍼런스에 추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쉔무3
소니 발표행사에 소셜 펀딩 킥스타터의 뜬금없는 등장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게임 개발을 위해 진행된 펀딩이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소니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는 잘 안어울리는 그림이기도 했다.
그 다음 영상이 흘러나오자 관객들의 눈은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커졌고, 급기야 일어나서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다. ‘쉔무3′의 등장이다.
‘쉔무’는 요즘 게이머들에게는 낯선 이름이다. 심지어 게임의 배경이나 소재 역시 서구 게이머 보다는 그나마 일본이나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나 어필할만하다. 그러나 머리가 노란 한 외국인은 벌떡 일어나 눈을 비비며 과연 이것이 꿈이야 생시야 할 정도로 감격을 금치 못했다.
쉔무는 세가의 마지막 콘솔기기 ‘드림캐스트’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그래픽과 오늘날 GTA와 같은 샌드박스 게임 장르를 정립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금을 울리는 스토리 역시 강력한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
쉔무는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가다 보니 천문학적인 제작비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과의 경쟁에서 밀린 드림캐스트와 운명을 같이했다. 이후 출시된 플레이스테이션 스테디셀링 게임인 ‘용과같이’는 쉔무의 DNA를 이어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4년전 출시된 쉔무2에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기다리는 많은 팬들에게 ‘쉔무3′의 발표는 그야말로 “죽지 않고 살아있기를 잘했어” 수준의 충격적 소식이다. ‘쉔무3′는 세가에서 퇴사한 스즈키 유가 설립한 YS넷에서 개발을 맡는다. 또한 킥스타터에서는 200만달러를 목표로 개발비 모금에 들어갔다. 발표된지 2시간만에 이미 100만달러를 돌파했으며, 이 추세로라면 발표 당일 목표액 모금 달성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차티드4
행사의 마무리는 너티독의 언차티드4가 맡았다. 게임판 인디아나 존스라고 평가받는 언차티드 시리즈 최신작 언차티드4는 미려한 그래픽과 보물을 찾아 떠나는 흥미로은 스토리라인으로 인해 마치 한편의 어드벤처 영화를 보는듯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언차티드’는 3편까지 PS3로 출시됐지만, 현재 여느 PS4 게임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그래픽을 자랑한다. 그러나 4편에서는 이마저도 뛰어넘는 충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다.
이렇다 할 설명이나 화려하게 만들어진 예고 영상은 필요없었다. 그냥 언차티드4를 실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게이머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마치 오픈월드 게임과 같이 방대한 맵과 시시각각 달라지는 광원 효과, 게임 내 각종 사물들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실사 영화에 가까울 정도로 화려하고 역동적이었다는 평가다.
‘언차티드’는 소니에게 있어 가장 강력한 독점작일 뿐만 아니라. E3가 열리는 북미 시장에서 단연 인기 넘버원 게임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전작이 모두 한글화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외 신작들…
올해 E3 2015 소니 컨퍼런스에서는 각각의 게임들이 결코 이렇게 몰아서 소개하기 힘들 만큼 많은 대작들이 한꺼번에 소개됐다.
메카닉과 헌팅 액션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호라이즌 제로 다운’을 비롯해 전 우주와 별을 구현한 상상 초월 스케일을 자랑하는 ‘노맨즈스카이’, 슈팅 게임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콜오브듀티:블랙옵스3′, 대전 액션 게임의 대명사 ‘스트리트파이터5′, 미국의 역사라고 일컬어지는 영화 스타워즈를 소재로 만든 ‘스타워즈:배틀프론트’, 원조 암살 게임 히트맨 시리즈가 GTA와 같은 샌드박스 스타일로 재 탄생한 ‘히트맨’ 등이 그것이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소니 공식 중계 영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