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간으로 8일 WWDC 2015 기조연설을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이 2014년 30억 달러에 인수한 비츠의 기술과 경험을 이용해 만든 이 서비스는 2013년 iOS 7과 함께 도입된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튠즈 라디오와 비츠 서비스인 비츠뮤직이 통합된 형태다.
음원 추천, 온라인 라디오, 교류 기능 포함해
애플뮤직에서 추천해주는 곡은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에서 구입한 디지털 음원이나 CD에서 직접 추출한 음원, 혹은 3천만 개 이상의 음원을 넘나든다. 24시간 365일 구동되는 온라인 라디오 서비스인 비츠원(Beats 1), 각종 아티스트가 팬과 교류하고 음원을 직접 아이폰으로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인 커넥트(Connect)도 제공된다.
애플 팀쿡 CEO는 5천명 이상의 개발자를 앞에 두고 “애플뮤직은 음악을 경험하는 방식을 영원히 바꿀 것”이라고 장담했다. “음악을 즐기는 모든 방법을 한데 모았다”고도 이야기했다.
대세는 스트리밍? “음원이 안 팔린다”
애플은 그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기인 아이팟과 아이폰에서 터치 몇 번으로 원하는 음원을 구입할 수 있는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결합해 막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애플 전 CEO인 스티브 잡스는 돈을 내고 음악을 빌려듣는 스트리밍 사업에 대해 “이미 파산한 모델이며”(2003년) “사람들은 음악을 소유하기 원한다”(2007)며 경원시했다.
하지만 음악 스트리밍 사업은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스트리밍 매출이 디지털 음원 판매를 넘어섰고 아이튠즈 뮤직스토어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분석가인 제임스 맥퀴비 역시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음악을 구독해 듣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성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이 사업에 늦게 참여했다. 하지만 디지털 음원 판매는 어디를 가든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는 요즘 소비자에게는 억지스럽다”고 평가했다.
한 달에 만원 꼴, 가족끼리 공유도 가능해
애플뮤직은 3개월간 무료로 써 본뒤 한 달에 10달러(한화 약 1만 1천원)씩 내고 이용할 수 있다. 한 달에 15달러(한화 약 1만 7천원)를 내면 최대 여섯 명까지 스트리밍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다. 굳이 돈을 내지 않아도 가수나 아티스트의 정보를 보고 라디오를 듣는 등 일부 서비스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모바일 기기 뿐만 아니라 맥북프로, 아이맥, 맥미니 등 애플 컴퓨터와 애플TV에서도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앱을 설치하면 애플뮤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는 6월 30일부터 100여개 이상의 국가에서 서비스가 출시될 전망이다.
한국에서 쓸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애플뮤직 서비스를 한국에서 쓸 수 있을까? 유감스럽지만 여전히 반쪽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이튠즈 앱스토어를 이용해 앱과 게임만 구입할 수 있고 전자책이나 음원, 동영상을 구입할 수 있는 아이튠즈 뮤직스토어가 없다. 다시 말해 국내 음원 판매사와 저작권이나 수익 배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것이다.
설령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되어 애플뮤직 서비스 국내 출시가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남아 있는 문제는 또 있다. 바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데이터 이용량이다. 멜론은 SK텔레콤과, 지니는 KT와, 엠넷 스트리밍은 LG유플러스와 제휴해 음원을 전송받을 때 발생하는 데이터에 무료 혜택을 주는 이용권을 제공한다.
이들 서비스의 요금은 6천원~7천원대이며 프로모션 등을 이용하면 원하는 곡 다운로드까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요금은 따로 내고 비싼 애플뮤직 가입자가 몇 명이나 될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