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연기력 기반 높은 작품성에 강한 인상···배우로서, 배급사로서 전세계 활동 의지 밝혀
(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치매와 삶을 소재로 한 영화 '그대 어이가리'가 해외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이창열 감독의 '그대 어이가리'는 지난 2023년 3월 8일에 개봉한 영화로, 전 세계의 심금을 울리며 53관왕을 수상했다.
높은 작품성에 비해 독립영화라는 한계로 국내에서는 빛을 보지 못하고, 영화관에서 조기 종영되는 아픔을 맞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은 일본 배우의 등장으로,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 일본과 한국을 활발히 오가며 왕성한 활동 중인 마츠오 모모카(松尾百華, Matsuo Momoka)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기 소개 부탁한다.
1997년생 27살의 영화/연극 배우 마츠오 모모카입니다. 후쿠오카현 출신이고 이 영화를 만나 영화 배급도 시작했습니다.
영화에 어떻게 입문했는지?
도쿄 학예대학 교육지원학과 전공 시절 예술을 어떻게 교육에 활용하는지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던 중, 영화가 가진 힘을 믿고 배우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5년간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2년 전부터는 일본과 세계를 잇는 배우를 목표로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대 어이가리'를 접하게 된 계기는?
영화 제작 관계자들과 히비야 도서관에서의 영화 상영을 돕던 중 알게 됐습니다. 당시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했지만, 일본과 한국 간 문화교류에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죠.
처음 봤을 때 어땠었는가?
'판소리' 문화에 감명받았습니다. 한국인들의 감정 표현, 그리고 연기력이 상당히 깊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치매를 깨닫기 전 주인공처럼 일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가족을 너무 소홀히 했던 점을 반성하고, 효도에 힘쓰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13개 도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처음 영화를 상영했을 때가 생각납니다. 치매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일본인들에게 알리고자 한번만 도와달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상영 후 배급을 도와달라는 이창열 감독님의 말에 할 수 있는만큼 해보겠다고 약속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던 것 같습니다. 이 사람은 약속한 것을 무조건 지킵니다. 처음에는 배급을 해보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 내용을 보여주니 반응이 엄청 좋아서 자신감을 가지게 됐죠.
영화를 본 일본인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영화 배급을 약속한 후 계속해서 면밀하게 반응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신의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이 떠올라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다고 합니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에서도 치매 어르신들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한데 해결의 필요성에 대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는 반응도 많죠. 또한 낯선 판소리 노랫소리에 감동해, 한국의 판소리 문화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활동 계획 부탁한다.
일본과 세계를 잇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활동하려고 합니다. 영화 배급을 위해 방방곡곡 뛰어다니는 중 배급회사도 만들어 활동하게 됐는데, 배우로서만이 아닌 좋은 영화를 전달하는 영화인으로서도 전세계를 잇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한다.
이번 '그대 어이가리' 영화를 통해 한국이 더욱 좋아졌습니다. 한국에 오면 친구나 가족같이 사랑해주고 함께해주는 '정(情)' 문화를 느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합니다.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한일관계를 더욱 원활하게 만들어 양국간 좋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힘차게 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