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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식의 장, 모든 학문 통합 발판 마련

신간 '세계를 재해석하는 삼중주 : 철학, 과학, 종교'에 부쳐

'세계를 재해석하는 삼중주 : 철학, 과학, 종교' 책 표지(사진=페스트북)

(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우리가 그동안 배워왔던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면?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한때 '통섭(統攝, Consilience)' 열풍이 불었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지식의 통합' 움직임은 당시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점이 없는 통합은 학문 간 약간의 교류나 소통에 머물 뿐 그 이상의 진전을 보이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교착 상태에 있었던 거대 담론을, 한 권의 책을 통해 근본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김영교 작가의 '세계를 재해석하는 삼중주 : 철학, 과학, 종교'는 '의식(意識, Consciousness)' 개념을 통해 모든 학문이 하나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철학, 과학, 그리고 뇌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저자는, 이 세 분야가 밝혀낸 결과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물리적인 존재들의 집합으로만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상대성 원리와 양자역학의 사례를 통해 관찰자 없이 어떤 현상도 객관적으로 정의될 수 없음을 밝힌 저자는, 칸트의 인식론을 적용시켜 우주와 만물은 인식에 의해 비로소 존재한다고 정의한다.

의식이 우주와 만물의 존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 지구의 속성은 비물질적이며 의식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세계라는 것이다. 이를 저자는 의식의 세계를 의미하는 '의식장'이라고 명명한다.

우주와 생각하고 현실을 경험하는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출발점이 의식이기에, 지금까지의 현실 인식 및 해석 방식에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과학적 탐구뿐 아니라 영적이고 철학적인 탐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인류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의식에 대한 관련한 육하원칙적인 물음이 제기된다. 모든 물질적인 현상이 비물질적인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한 저자는, 인간의 시조가 육체를 넘어선 순수한 의식 혹은 영혼의 형태로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여기서부터 종교와의 합주가 시작된다. 의식, 그리고 인간의 시조(원의식자)가 육체를 넘어선 비물질적 형태라고 한다면 인간은 단순히 물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영적인 본질을 지닌 존재라는 설명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공간과 물질과 육체를 넘어서는 존재의 본질을 발견하는 여정에 있으며, 한 뿌리에서 비롯된 의식의 신분을 지닌 높은 영성을 가진 존재들로서 원의식장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의식과 의식장이라는 추상적이고 비물질적인 개념을 학문의 중심으로 끌어온 시도가 모든 학문을 하나로 아우르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김태훈 기자ifreeth@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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