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용량과 함께 늘어난 주행가능거리···개선된 공기역학 및 서스펜션과 핸들링 '인상적'
(씨넷코리아=신동민 기자) 지금으로부터 불과 5년 전인 2019년 초만 해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게 할 매력적인 수입 전기차는 많지 않았다.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앞선 기술을 자랑하던 브랜드들이 내놓은 초창기 순수 전기차는 주행 성능,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 등에서 크고 작은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아우디가 2020년 내놓은 첫 순수 전기차 ‘e-트론’은 우수한 성능과 상품성으로 아우디 브랜드의 전기차를 향한 출발을 알렸다.
아우디에서 이토록 의미가 깊은 전기차 e-트론이 ‘Q8’이라는 새로운 이름표를 달고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돌아왔다. 이번 신차는 외관이나 실내에서 놀랄 만한 변화는 없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배터리 용량과 모터 등 많은 부분을 개선했고 내실을 다졌다. 과연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 2024’에서 이번 신차를 만나봤다.
■ 새 이름 Q8로 돌아온 프리미엄 전기차 대표 모델, 달라진 점은?
이번 차량 시승에 앞서 가장 눈에 띈 점은 새로 달린 이름표 ‘Q8’이었다. 숫자 네이밍이 아닌 'e-트론‘으로 불리던 차에 붙은 숫자 8은 아우디 브랜드에서 가장 높은 숫자다. 아우디 관계자는 “이번 신차는 단순한 페이스리프트가 아니다. 이름이 다양화된 e-트론 모델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이 된다는 뜻으로 이는 추후 출시될 전기차들까지 고려한 네이밍이다. 아우디의 ’진보 2030 전략‘과도 맞닿아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Q8 e-트론이 맞이한 변화점은 크게 5가지로 요약된다. 가장 먼저 배터리가 Q8 50 e-트론 콰트로 모델 기준 95kWh, 55 e-트론은 무려 114kWh로 리튬 이온 배터리 용량을 늘렸다. 55 e-트론 기준 최대 출력은 408마력, 환경부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368km로 개선됐다. 두 번째 변화는 후륜 모터로 전자기장을 생성하는 코일을 12개에서 14개로 늘리면서 강력해진 자기장으로 토크가 증가했다. 세 번째는 에어로다이내믹이다. 공기역학 성능을 높이기 위해 차량 바닥면에 휠스포일러가 장착됐다. 차량 전면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갈라 타이어 저항과 측면 공기흐름을 안정화했다는 게 아우디 측 설명이다. 또한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기본 장착과 더불어 에어스프링이 변경됐다. 이에 고속안정성이 개선됐고, 스티어링 기어비 변경으로 운전자와 차가 교감하는 느낌으로 즉각적인 핸들링을 선사한다.
■ 완성도 높은 아우디 디자인, 4년 지났어도 여전한 ‘세련미’
아우디 Q8 e-트론은 전작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멋진 디자인이다. 차이점을 찾자면 싱글프레임 마스크에 그릴 형태가 변했다. 아우디를 상징하는 네 개의 링은 전에 비해 얇아진 2차원 형태로 변하며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았다. 여기에 싱글프레임 프로젝션 라이트로 개성을 더했고, B필러에 아우디 레터링과 모델명을 새기며 디자인은 포인트를 더했다.
인테리어는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레이아웃이 돋보인다. 아우디 특유의 직선을 적극적으로 쓴 디자인 콘셉트가 인상적이며,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가죽의 질감이나 시트 착좌 느낌 역시 좋다. 물리적 버튼보다는 터치스크린 위주로 조작부를 꾸몄지만 햅틱 피드백이 있어 버튼이 눌리는 느낌을 분명히 전했다. 또한 감성적인 조명 효과로 명성이 높은 아우디인 만큼 도어 엔트리 라이트와 멀티 컬러 엠비언트 라이트가 실내 분위기를 그윽하게 만든다.
■ 노면 움켜쥐는 ‘콰트로 시스템’ 한층 더 개선된 주행성능
이번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 2024에서는 Q8 55 e-트론 모델들이 시승 차량으로 준비됐다. 먼저 서울 청담동을 출발해 하남, 양평을 지나 경기도 여주까지 달리는 코스를 달려봤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는 내연기관 차와 반대로 유리해지는 전기차 전비를 실감할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는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Q8 55 e-트론이 발휘하는 주행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고속 주행 중 차선 변경에서 안정감 있으면서도 정확한 핸들링이 인상적이었고, 과거 전기차들이 보였던 이질감도 이제는 거의 느끼기 힘들 만큼 자연스러워졌다. 출발 전 완충 상태에서 확인한 주행가능거리는 400km으로 환경부 인증 수치 368km를 상회하는 부분도 확인됐다.
기자가 시승한 차는 그중에서도 프리미엄 모델로 버츄얼 사이드 미러가 장착됐다. 이는 사이드 미러 거울 대신 카메라 렌즈를 통해 차량 실내에 있는 화면으로 측후면 상황을 보는 시스템으로 익숙한 그것이다. 일반적인 차량보다 공기저항과 공력 소음을 감소시키며, 특히 야간 주행이나 우천 시에도 우리 눈으로 보는 것보다 또렷한 화면을 비춰 시인성이 우수하다. 또한 사각지대에 차가 감지되거나 깜빡이 조작 시에 노란색과 녹색 점등으로 알려줘 불편함이 없었다.
이번 시승행사에서는 아우디가 자랑하는 4륜 콰트로 시스템의 진가를 엿볼 수 있는 오프로드 체험 기회도 마련됐다. 전문 드라이버의 인솔 하에 차량 드라이브 모드를 ‘오프로드’로 전환하고 거친 숲속으로 들어가봤다. 급격한 경사면에서 따로 브레이크를 조작하지 않아도 차가 알아서 감속하며 운전자를 안심시켰고, 나무와 나무 사이 비좁은 구간을 통과할 때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를 참고하며 순조롭게 통과할 수 있었다. 특히 차량 네 바퀴 중 두 바퀴가 공중에 뜨는 험로 주파 구간에서는 콰트로 시스템이 똑똑하게 작동돼 각 바퀴에 전해지는 구동력을 배분하며 순조롭게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왔다.
이번 신차 아우디 Q8 e-트론은 다양한 형태와 트림으로 지난 10일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판매 가격은 사양에 따라 Q8 50 e-트론 콰트로가 1억860만 원, Q8 55 e-트론 콰트로는 1억2천60만 원, Q8 55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은 1억3천160만 원이다.
좀 더 날렵한 면모를 자랑하는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는 1억2천460만 원, Q8 스포트백 55 e-트론 콰트로 프리미엄은 1억3천560만 원, 고성능 모델 SQ8 스포트백 e-트론은 1억5천46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