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내‧외장 디자인···시승 후 전비는 공인 발표 수치보다 높아
(씨넷코리아=신동민 기자) 지난 9월, 아우디 코리아가 ‘Q4 e-트론’을 공개했다. 국내 순수전기차 분야에서 디자인과 성능을 놓고 보면 가장 높은 평가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당연 아우디의 e-트론일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취재진들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Q4 e-트론이 공개된 이날 자동차에 대한 관심 보다는 다른 이유로 이 차에 대한 관심이 차갑게 식어버렸다. 바로 보조금 이슈 때문이다.
이날 출시 행사에 참여한 임현기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다양한 시승 기회가 있을 테니 이 차가 가진 ‘진짜 주행가능 거리’와 매력을 꼭 확인해보시길 바란다"고 자신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임 사장의 외침을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지난 25일 제주도에서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미디어 로드쇼 2022가 개최됐다. 본 행사는 제주도 전역을 마스터하는 웅장한 코스로 구성됐다. 제주시 스마트아일랜드서 서귀포 하효항을 지나 한라산 1100고지를 정복 후 신창풍차해안도로를 끝으로 약 5시간 이상 코스가 펼쳐졌다.
취재진은 2인 1조로 구성돼 운전을 교대하며 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제주도 산지 와인딩 코스부터 쭉 뻗은 해안도로까지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아우디 Q4 e-트론이 가진 진가가 어떤 것인지 확인해봤다.
■ 프리미엄이 느껴지는 익스테리어 이미지
아우디 Q4 e-트론은 일반적인 형태를 가진 SUV 모델과 날렵한 쿠페 스타일을 가진 Q4 스포트백 e-트론 모델로 나뉜다. 성능에서 차이는 없으며 내·외장에서 스타일 변화가 있고 주행가능거리에서 미미한 차이를 보인다. 두 모델이 주는 첫 인상은 순수 전기차가 가진 미래적 매력과 동시에 아우디가 고수해온 스타일링을 적절하게 유지했다는 느낌이다.
내연기관 아우디에서 봤던 싱글프레임을 적용해 고유의 개성을 잘 표현했다. 특히 헤드라이트는 조명 장치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답게 ‘디지털 라이트 시그니처’ 기능을 탑재해 네 가지 모양으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점 역시 독특하다.
측면에서는 앞바퀴와 뒷바퀴 휀더 디자인에 볼륨감을 줘서 좀 더 잘 달릴 것 같은 차 느낌을 줬다. SUV와 스포트백 두 모델의 매력은 후면에서 드러난다. 공간 활용성을 중시한다면 SUV 모델, 감각적인 스타일에 더 끌린다면 스포트백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다양성이 칭찬할 만 하다. 특히 스포트백 모델은 루프 라인에서 후미로 떨어져 내리는 쿠페 스타일이 매력적인데 짤막하게 솟아오른 스포일러가 어서 달려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을 자아낸다.
두 차량 사이즈는 전장 4,590mm, 전폭 1,865mm, 전고 1,640mm로 콤팩트 세그먼트에 속한다. 여기에 폭스바겐그룹의 MEB 플랫폼을 적용한 덕분에 휠베이스가 2,764mm로 길어 풀사이즈 SUV에 버금가는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가졌다.
또 앞바퀴 조향각이 확장돼 회전반경이 10.2m로 좁아져 좁은 곳에서 보다 쉽게 유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MEB 플랫폼 적용의 장점 중 하나다. 휠은 기본 트림에는 19인치 5-암 디자인 휠, 프리미엄 트림에는 20인치의 스포티한 디자인을 가진 휠을 적용해 외관에 더욱 힘을 줬다.
■ 의심할 필요 없는 아우디 인테리어 퀄리티
아우디 Q4 스포트백 e-트론 운전석에 앉아봤다.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쭉 뻗은 직선을 많이 쓰던 스타일에서 좀 더 역동적이고 젊은 감각으로 변화한 점이다. 계기판과 에어컨 송풍구, 하단에 있는 기어노브 등 디자인이 급격하게 튀어나왔다가 들어가는 형태로 입체적인 이미지가 더해졌다. 또 MMI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 기능이 가득 담긴 디스플레이와 전체적인 실루엣이 운전자 중심으로 비스듬하게 설계된 점이 마음에 든다.
특히 아우디 인테리어 품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으로 마감품질과 만듦새가 뛰어나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범상치 않은 퀄리티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건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스포트백 모델은 SUV 모델과 다르게 S-Line 패키지를 적용해 S 로고가 부착된 육각 모양 스티어링 휠이 최신 모델의 느낌을 한껏 더해줬다. 여기에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던 버킷 시트와 블랙 헤드라이닝, 스테인리스 스틸 페달, 다크 알루미늄 인레이 내장재 등을 사용해서 감성적인 니즈를 충실하게 채워 넣었다.
■ 전비는 발표 수치보다 뛰어나
본격적으로 시승을 시작했다. 특이하게도 아우디 Q4 e-트론은 스타트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브레이크만 밟아 주면 달릴 준비를 마친다. 시승 출발에 앞서 차량 설명을 담당한 조선희 인스트럭터는 “이번 Q4 e-트론은 아우디가 처음 선보이는 후륜구동 모델로 운전의 재미 또한 확실하게 선사해드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승에서 기대했던 점은 증강현실이 적용된 AR 헤드업 디스플레이(이하 HUD)였다. 다른 차종에 비해 압도적으로 큰 사이즈를 가진 HUD가 달리기 전부터 눈에 띄었다.
일반적인 HUD는 표면적인 내비게이션 정보만 화살표로 알려주는데, Q4 e-트론의 AR HUD는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앞두고 교차로가 가까워져 올 때 화살표도 따라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면서 3차원적인 안내를 돕는다. 또 앞차와의 간격을 녹색 선으로 표기하며 거리 변화에 따라서 함께 움직였다. 자동차는 역시 최신 기술의 집약체라는 생각이 든 대목이다.
아우디 Q4 e-트론은 출력 204마력에 31.6토크를 발휘한다. 특별히 강력한 성능으로 느껴지지는 않지만 일상 주행 영역에서는 충분히 넘치는 힘이다. 주행 느낌 역시 폭발적인 모습보다는 안정감을 중시한 세팅으로 느껴졌다. 특히 전기차 시승에서 주목할 부분은 주행가능거리와 전비다. 우선 Q4 e-트론 배터리 팩 용량은 두 모델이 동일하게 82kWh다. 공인 표준 전비는 4.1km/kWh 수준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직접 주행해보니 실상은 달랐다. 제주 시가지 및 한라산 1100고지, 해안도로까지 다양한 시승코스를 소화한 후 확인한 전비는 6.4km/kWh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충 계산해봐도 주행가능거리가 400km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가늠할 수 있다. 물론 주행 환경이나 운전 성향에 따라 전비는 오르내릴 수 있으나 다소 아쉬웠던 공인 전비에 비해 실제 결과는 의외로 만족스러웠다.
SUV와 스포트백, 두 가지 형태로 출시돼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아우디 Q4 e-트론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게 뛰어난 디자인과 높은 완성도로 감성적인 만족까지 챙긴 차량이다. 'Q4 e-트론 40‘ 모델 판매가는 5천970만 원, 프리미엄 트림은 6천670만 원이다. 해당 모델은 저온 주행거리 기준 미달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Q4 스포트백 e-트론 40‘ 가격은 6천370만 원, 프리미엄 트림은 7천70만 원이다. 해당 모델은 전기차 보조금 50%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