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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V10 청소기 “집사가 써봤다옹”

고양이 털과의 전쟁, 결과는?

고양이는 사랑스럽지만 털이 많이 빠진다.

(씨넷코리아=권혜미 기자)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산다. 행복하다. 불편한 건 딱 하나. 고양이 털이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아침에 화장할 때면 파운데이션 바른 얼굴 위로 털이 묻고, 겨울철 검은 코트는 아예 포기다.

고양이 털 없이 살 수 있을까? 출고가 109만9천원 짜리 다이슨이라면? 도전해보고 싶었다. 싸이클론 V10 앱솔루트 플러스 모델을 써봤다. 정말 ‘고양이 털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묵직한 느낌이다.

조금씩 자주 청소하는 습관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청소기는 바닥에 가라앉아있던 동물털을 공기 중으로 들어 올려 날아다니게 한다. 그래서 시간 차를 두고 정기적으로 청소기를 돌리는 게 좋다. 집사는 자주 청소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사람이다.

무선 청소기는 청소하는 습관을 바꾼다. 이 제품을 접하고 무선 이어폰을 처음 사용할 때와 같은 감동이 몰려왔다. 털이 눈에 띄면 곧바로 청소했다. 무선 이어폰을 쓰다가 다시 유선 이어폰으로 돌아갈 수 없다. 청소기도 마찬가지다.

배터리는 넉넉하다. 싸이클론 V10 배터리는 3.5시간 충전하면 가장 약한 모드로 최대 1시간을 연속 쓸 수 있다. 이는 전작인 V8보다 20분 길어진 수치다. 리튬이온배터리 셀을 V8보다 한 개 더 가지고 있다.

다이슨에 따르면  V10은 0.3 마이크론 크기의 미세한 먼지를 99.97%까지 제거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 비듬까지 빨아들인다.

다양한 부품으로 집 안 구석구석

‘고양이 액체설’이 있다. 고양이는 흡사 액체처럼 어느 곳이든 들어간다. 냉장고 위나 옷장 아래, 책장 사이. 보다 신경 써서 구석구석 청소할 필요가 있다. V10은 헤드 툴이 6개다. 콤비네이션 툴과, 크레비스 툴, 미니 모터 툴 등 쓸모에 따라 바꿔 사용할 수 있다.

마룻바닥용으로 나온 소프트 롤러헤드를 제일 많이 사용했다. 이 소프트 롤러 부분은 LP 판을 닦을 때 쓰는 도구와 유사한 소재다. 부드럽게 밀리는 느낌이지만 바닥에 착 붙어 털을 빨아들이는 느낌이었다.

책장 틈새나 캣타워 구석구석, 닿기 어려운 곳을 청소할 땐 틈새 청소툴을 사용했다. 아무래도 청소기를 거꾸로 들어야 했다. 제품이 무거운 편이지만 많이 불편하진 않았다. 모터가 손잡이 위쪽에 있어 무게 중심이 맞는다.

이 소프트 롤러 부분은 LP 판을 닦을 때 쓰는 도구와 유사한 소재다.
틈새 청소용 헤드

털이 날리지 않는 먼지 통 비우기

기존 쓰던 청소기 먼지 통을 비울 땐 고양이 털이 또 날렸다. 기껏 청소했더니 털이 또 날려 한 번 더 손이 갔다. 싸이클론 V10 먼지 통은 비울 때마다 마음에 든다. 깔끔하다. ‘포인트 앤 슛’ 방식이 적용됐다.

먼지 통 깊숙한 곳에 있는 모든 먼지와 부스러기들을 한 번에 위생적으로 내보낼 수 있다. 먼지 통을 빼내어서 털어내거나 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 V10 먼지 통은 휴지통에 대고 조준만 잘하면 털이 날리지 않는다.

먼지 통을 비울 땐 우선 본체와 분리를 해야한다.
포인트 앤 슛!

충격의 이불 청소

기존 청소기에 침구 청소 기능이 따로 없어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이불 빨래를 했다. 동물과 함께 사니 딴에는 더 신경 쓴 셈이다. 빨래하고 건조한 후엔 있는 힘껏 탁탁 때려서 먼지를 털었다. 최대한 털을 떼어내려는 자구책이었다.

쾌적한 수면 환경을 위한 그간의 노력은 허망했다. 침구 청소를 하니 고양이 털이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기사에 공개할 수 없을 만큼 나왔다. “여기서 잤다니…”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다이슨에 따르면 V10은 0.3 마이크론 크기의 미세한 먼지를 99.97%까지 제거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 비듬까지 빨아들인다. 약해지지 않는 니켈 코발트 알루미늄 7셀 배터리가 탑재돼 흡입력이 강력한 것도 한 몫한다.

고양이 털이 들러붙어 있다.

저소음이라고? 고양이에겐 여전히 무서운 모터 소리

고양이가 청소기를 무서워한다. 청소기를 들면 후다닥 숨기 바쁘다. 특유의 청소기 소리를 싫어하는 탓이다. V10은 어떨까? 다이슨은 기계의 진동을 흡수하는 음향 소재, 소리를 줄이는 포스트모터 필터, 저소음 방음판은 진공청소기에서 발생하는 전체적인 소음을 줄여준다고 설명한다. 기대했다.

일반 청소기와 소음이 확연히 다르다. 다이슨 특유의 모터 돌아가는 소리는 저소음이라기보다는 ‘다른’ 소음이다. 고양이 반응도 다른 청소기와 다를 바 없었다. 우리 집 고양이는 다이슨 싸이클론 V10 소음도 무서워한다. 청소를 좀 하려고 하면 도망간다. 고양이 털을 잘 빨아들이지만, 고양이에겐 무서운 존재다.

청소를 시작하면, 고양이들은 서둘러 도망간다.

결론 “집사는 부지런해야 한다”

다소 과격하지만 고양이 털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다이슨 싸이클론 V10 청소기를 사용했다. 역시는 역시, 다이슨은 다이슨이었다. 다양한 헤드 툴과 강력한 흡입력, 거기에 오래가는 배터리. 이 제품은 고양이 털이 많은 집 청소를 하기에 훌륭한 도구임은 틀림없다.

결론은 허무하지만 다이슨이 능사는 아니다. 다이슨 V10 무선 청소기만 집에 가져다 놓는다고 고양이 털이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나는 건 아니었다. 자주 습관처럼 청소기를 돌리는 부지런함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다만 그 부지런한 수고스러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다이슨 싸이클론 V10은 괜찮은 선택이다.

권혜미 기자hyeming@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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