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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지나 HDR 넘보는 홈시어터 프로젝터

“HDR 구현 방식과 점점 좁아지는 주거 공간이 걸림돌”

LG전자가 CES 2018에서 공개한 4K HDR 프로젝터.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홈시어터용 프로젝터 시장이 4K를 넘어 HDR로 굳히기에 들어갔다. 4K UHD 블루레이를 소화할 수 있는 플레이어 가격이 급속히 떨어진데다 넷플릭스, 아마존 비디오 등이 자체제작 콘텐츠를 위주로 4K HDR 콘텐츠를 차츰 늘려가며 콘텐츠 부족 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된 상태다.

옵토마, 벤큐, 엡손, 소니 등 전통적인 프로젝터 시장의 강자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도 앞다투어 4K HDR 프로젝터를 선보이고 있다.

200만원의 벽을 깬 4K 프로젝터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 나온 홈시어터 프로젝터 중 가장 저렴한 4K UHD 프로젝터는 옵토마가 2017년 출시한 제품인 SUHD70이 꼽힌다. 최대 150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이 제품의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290만원대 전후다.

그러나 벤큐코리아가 오는 2월부터 국내 시장에 판매할 프로젝터인 W1700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저렴한 199만원이다. 예약판매에 참여하면 20만원 할인된 179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프로젝터에 반드시 필요한 스크린까지 갖춰도 가격 부담은 덜하다.

벤큐코리아가 오는 2월부터 출시할 W1700. 정가는 199만원이다.

물론 반도체가 내장된 반사판을 빠르게 움직여 830만 화소 4K 화면을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흔히 이야기하는 네이티브 4K와는 화질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영화 감상 등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문제 없는 수준이다. 옵토마도 이 방식을 써서 4K 화면을 구현했다.

18일 벤큐코리아 소윤석 지사장은 “W1700은 실제 영화에 가까운 영상을 보고 싶은 소비자를 위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젝터이며 가격 대비 성능에 중점을 뒀다. 미국 소비자 기술 협회(CTA)가 정한 UHD 기준도 만족시킨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터에 맞는 HDR 표준이 없다

4K HDR 프로젝터가 내세우는 가장 큰 장점인 HDR에도 한계는 있다. HDR10이나 돌비 비전 등 HDR 규격은 모두 스스로 빛을 낼 수 있는 디스플레이 장치, 다시 말해 TV나 모니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기술이기 때문이다.

레이저나 LED, 혹은 램프를 이용해 낸 빛을 스크린에 반사시켜 보는 프로젝터 특성상 HDR 콘텐츠를 있는 그대로 반영해 보여 주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프로젝터 내부에서 HDR 콘텐츠를 프로젝터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에 맞게 변환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벤큐코리아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W1700은 다른 회사 제품과 달리 색 구현에 도움을 주는 메타데이터를 읽어서 화면 구현에 반영한다. 모니터나 TV, 스마트폰 중에도 메타데이터를 화면에 반영하지 않는 기기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HDR 콘텐츠를 프로젝터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에 맞게 변환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프로젝터 설치에 적합하지 않은 주거 환경도 걸림돌

여기에 주거 환경 변화도 프로젝터 보급의 걸림돌로 꼽힌다. 설치에 필요한 공간만 따지면 되는 TV와 달리 프로젝터는 콘텐츠를 비출 스크린까지 갖춰야 한다. 4K 콘텐츠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100인치 스크린을 설치하고 초점 거리를 확보하려면 상당한 공간이 필요한데 1인 가구에는 적합하지 않다.

결국 4K HDR 프로젝터의 보급에 문제가 되는 것은 콘텐츠 부족이나 프로젝터의 가격보다는 프로젝터로 구현하기 어려운 HDR 콘텐츠, 그리고 날로 좁아지는 주거 공간인 셈이다.

00인치 스크린을 설치하고 초점 거리를 확보하려면 상당한 공간이 필요하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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