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배터리를 90% 채우는데 90분이면 충분하다. 화면을 뒤로 접어도 오작동하지 않는다.
The BAD 액티브 전자펜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다. 마이크로SD카드를 읽고 쓰려면 메모리카드 리더를 챙겨야 한다.
한줄평 그냥 얇고 가벼운 것이 정의인 시대인데, 이 정도면 됐지 무엇을 더 흠 잡겠는가.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HP 스펙터 x360(이하 ‘x360’)는 터치스크린을 360도 회전시켜 용도에 따라 노트북, 태블릿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윈도우10 컨버터블 투인원이다. 두께는 13.9mm, 무게는 1.32kg이며 화면을 일정 각도 이상으로 펼치면 트랙패드와 키보드가 비활성화된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1920×1080 화소이며 국내에는 13.3인치 모델만 판매된다. 운영체제는 윈도우10 홈이며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 엣지 브라우저 등에서 화면 메모 기능을 쓸 수 있다. 전자펜은 AAAA 배터리를 쓰는 액티브 방식이다. 전력 효율성이 뛰어나고 윈도우10 호환성을 높인 인텔 7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썼다.
내장 카메라는 윈도우 헬로 기능을 지원해 화면에 얼굴을 비추면 로그인되며 USB-C 단자와 기존 USB-A 단자를 모두 달아 변환 커넥터가 필요없다. 프로세서는 인텔 7세대 코어 i5/i7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드웨어 구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며 국내 판매가는 HP 온라인스토어 기준 159만 9천원부터.
휴대성과 확장성의 절묘한 줄타기, 그러나⋯
13인치 이하 노트북과 투인원에서 확장성과 휴대성은 절대 양립할 수 없다. 두께를 줄이려면 반드시 무언가를 빼야 하고 그렇다고 여러 단자를 모두 다 달자니 몸이 무거워진다. 결국 어느 정도를 줄여야 불평이 덜 나올지는 해당 제조사의 노하우와 경험에 달렸다.
x360 역시 입·출력에 필요한 대부분의 단자를 남기고 최소한으로 유지했다. 두께를 줄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인데 확장 단자는 USB-C (썬더볼트3) 두 개, USB-A (USB 3.0 Gen.1) 한 개다. USB-C 단자 하나를 충전용으로 쓴다고 감안해도 큰 불편함은 없다.
단 외부 디스플레이 장치를 연결하려면 별도 어댑터를 따로 장만해야 한다. 또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투인원이나 노트북이 갖춰 놓기 마련인 마이크로SD 카드 리더가 없다. 사진이나 파일을 복사하려면 메모리카드 리더를 따로 구하거나 기기와 바로 연결되는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챙겨야 한다.
생산성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키보드는 지극히 양호하다. 가로·세로 15mm 정사각형 키를 약 2mm 가량 띄워서 배치했고 한글 2벌식 타이핑에서 가장 큰 문제를 안겨주는 오른쪽 시프트(Shift) 키도 누르기 쉽다. 다만 따로 떼어 놓은 홈/엔드, 페이지업/다운 키는 역시나 적응이 필요하다. 자꾸 다른 노트북을 쓸 때처럼 펑션키와 화살표 키를 같이 누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빠른 SSD 속도, 그러나 소음은 옥의 티
각종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는 프로세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파일을 읽고 쓰는 속도는 무척 빠르다. SSD가 PCI 익스프레스 기반 NVMe 인터페이스로 연결되기 때문에 웬만한 PC 수준을 훌쩍 넘어선다. 순차 읽기는 초당 최대 3107MB, 순차 쓰기는 1578MB다. 최저용량인 256GB SSD를 고른다 해도 느린 속도로 고통받을 이유는 없어보인다.
윈도우10 버전 1607(빌드 14393.969)에서는 배터리 측정용 벤치마크 프로그램이 잘 안 돌아간다. 실제 이용 패턴에 최대한 가깝게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완전 충전하면 하루 정도는 충전 없이 충분히 버티는 수준이다.
▶︎ 화면 밝기 100%, 엣지 실행 후 와이파이로 넷플릭스 동영상을 계속 재생한 뒤 자동으로 꺼질 때까지 : 약 7시간 30분
▶︎ 화면 밝기 50%,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와 크롬, 메일 앱을 이용해 문서 작업과 기사 발행, 이메일 확인 등 업무 : 약 8시간 40분
굳이 귀에 거슬리는 점 하나를 꼽으라면 역시 소음이다. 프로그램 설치나 업데이트, 윈도우 업데이트 등 프로세서에 부하가 걸릴 만한 작업을 실행하면 금새 냉각팬이 맹렬히 돌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내부 공간이 좁아서 열을 제대로 식힐 수 없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로 보인다. 그나마 통풍구를 손이 자주 가지 않는 왼쪽에 달아 놓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투인원에서 만난 놀라운 소리
노트북에 달린 스피커는 그냥 ‘소리만 나는 물건’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아무리 좋은 음장효과를 적용하고 출력이 좋다 해도 막상 소리를 들어보면 만족스러웠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런데 x360은 음악이나 영화를 재생하고 볼륨을 최대한으로 올려도 찢어지는 소리가 안 들린다.
1인 가구라면 별도로 스피커를 장만하지 않아도 노트북 본체만으로 충분히 괜찮은 소리를 즐길 수 있다. 이런 소리에는 절묘한 위치에 놓인 스피커도 한 몫 한다. 손목이 놓이는 받침대(팜레스트) 양 아래쪽에 달린 스피커 두 개 덕에 화면을 뒤로 넘긴 상태에서도 제법 들을 만한 소리를 낸다.
윈도우 잉크와 결합한 액티브 전자펜도 잘 작동한다. 단 이것은 전자펜을 탑재한 모든 윈도우10 투인원에 해당되는 이야기이지만, 손을 바로 올린 상태에서는 팜 리젝션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원하지 않게 점이 찍히거나 오동작하는 상황도 간혹 연출됐다. 진짜 사람 얼굴을 비춰야 잠금이 풀리는 윈도우 헬로 기능은 확실히 편했다.
결론 : 전환기의 성장통, 그러나 감내할 만하다
2016년 초 나온 스펙터 x360은 모든 것을 다 갖춘 괜찮은 모델이었다. 필요에 따라 360도까지 회전하는 디스플레이와 넉넉한 USB 단자, 그리고 SD카드 리더까지. 그런데 이 제품이 출시된 시점을 감안하면 사실 과했다. 두께와 무게, 식상한 키보드에 볼멘 소리가 나올 수밖에.
1년 남짓한 기간이 지나 다시 등장한 스펙터 x360. 당연히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한층 더 세련된 디자인에 혹독한 다이어트를 거쳤다. 그러나 확장성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예전보다 흔해졌다지만 여전히 생소한 USB-C 단자에 모든 걸 꽂아서 써야 한다는 생소함도 있다.
어쩌면 이런 볼멘 불만은 바로 이 시기에 나오는 모든 PC 제품이 한 번쯤 거쳐 가야 하는 통과의례일 수 있다. 그나마 애플 맥북프로와 달리 스펙터 x360은 마지막 보루로 USB-A (3.0) 단자 하나 정도는 남겨 놓았다는 사실에 상당한 위안을 느낀다.
사실 이런 것은 이 업계에서 몇 년 단위로 반복되는 변화를 좋든 싫든 지켜봐야 하는 사람의 기우일 수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으로 찍고 클라우드에 올려서 관리하고, 음악은 스트리밍으로 듣는 모바일 네이티브에게는 큰 문제가 안 된다. 그냥 얇고 가벼운 것이 정의인 시대인데, 이 정도면 됐지 무엇을 더 흠 잡겠는가.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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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용 모델 | 프로세서 |
인텔 7세대 코어 i7 (2.9GHz) | 메모리 |
LPDDR3 16GB | 그래픽칩셋 |
인텔 HD그래픽스 620 | 저장장치 |
1TB SSD (NVMe) | 디스플레이 |
13.3인치 IPS 디스플레이 | 해상도 |
1920×1080 화소 (165ppi) | 전면 카메라 |
HP 트루비전 FHD IR | 네트워크 |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4.2 | 연결단자 |
USB-C×2 (USB 3.1 Gen.2) | USB-A×1 (USB 3.1 Gen.1) |
운영체제 | 윈도우10 홈 (버전 1607) |
배터리 | 57.8Whr 리튬이온 |
크기 | 307×218×13.9mm |
무게 | 1.32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