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윈도우와 맥, 모바일 기기까지 모두 연결된다. 빈틈을 찾기 힘든 밀도 있는 소리가 인상적이다.
The BAD 운영체제에 따라 초기 설정이 다르다. 전면 패널 조작 방법이 까다롭다.
한줄평 소리만큼은 정말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우수한 제품. 2%의 완성도가 아쉽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래드손 에어댁(이하 AD200)은 PC나 스마트 기기의 음원을 재생하는 DAC이다. PC와 USB 2.0 단자로, 스마트폰·태블릿과 802.11n 와이파이로 연결한다. 윈도우 운영체제와 연결하면 최대 24비트, 96kHz까지, 맥OS(OS X) 운영체제와 연결하면 최대 24비트, 192kHz까지 재생한다.
소니·필립스가 개발한 고해상도 음원인 DSD(2.8MHz/5.6MHz)도 재생된다. 헤드폰 앰프와 RCA 아날로그 출력, S/PDIF 출력을 갖췄고 디지털 노이즈를 감소시키는 DCT 기능도 가지고 있다. 공식 가격은 79만원.
제 성능 내려면 맥과 연결이 필수
AD200은 기본적으로 PC에 저장된 손실·무손실압축 음원을 재생하기 위한 기기다. 이런 류 제품은 보통 USB 2.0 케이블을 PC 뒤에 꽂고 나면 따로 드라이버를 설치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AD200은 초기 설치 과정이 까다롭다. 무작정 PC에 연결하려다 보면 낭패를 보기 쉽다.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는 24비트/96kHz까지, 맥OS에서는 24비트, 192kHz까지 설정 가능하기 때문에 제 성능을 내려면 당연히 맥과 연결하는 것이 낫다. 또 맥과 연결하려면 스마트폰에 설정 전용 앱을 설치하고 모드를 바꿔 주어야 한다.
문제는 이 설정 과정에서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버튼과 세 가지 색상으로만 구별된 LED, 설명서를 번갈아 바라보며 상당히 애를 먹게 된다는 것이다. 녹색은 그나마 알아보기 쉬운데 빨간색과 주황색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첫인상만큼은 썩 친절하지 않다.
흠 잡기 어려울 정도로 말끔한 소리
그러나 이런 불친절한 인상은 맥을 켜고 FLAC 파일을 재생하는 순간 깨끗이 날아간다. 고역부터 저역까지 놓치는 곳 한 곳 없이 꽉 찬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보컬이 제법 정확하게 맺히는데다 고역은 깨끗하게 뻗어나가고, 저역은 밀도 있지만 갑갑할 정도로 다가오지 않는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색다른 소리를 맛보는 데 굳이 비싼(?) 헤드폰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비교적 저가(?)인 소니 MDR-1A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60만원을 오가는 MDR-Z7에서 느끼는 만족감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오히려 MDR-Z7은 밋밋하고 MDR-1A쪽이 더 재미있는 소리를 낸다.
좋은 소리를 찾아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눈독을 들이기 마련인 젠하이저 HD800S도 꽂아보았는데 명확히 갈라지는 좌우 분리도가 인상적이다. 헤드폰의 진가를 이 정도까지 끌어낼 수 있는 제품은 흔치 않다. 반드시 헤드폰 앰프가 있어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HD800S의 특성을 감안하면 폭넓은 스펙트럼만큼은 인정해 주어야 한다.
스마트폰 음원도 와이파이 통해 깨끗하게
AD200은 전용 앱을 이용해 스마트폰 음원을 스트리밍 재생하는 기능도 갖췄다. 전면 버튼으로 스트리밍 모드를 활성화하고 iOS·안드로이드 전용 앱인 ‘에어댁 플레이’(airDAC play)나 벅스를 이용하면 된다.
아이폰6s(iOS 10.0.1 적용)에 MDR-1A를 꽂은 다음 평소 듣던 곡을 여러 번 들어 보고, 와이파이를 켜서 AD200에 접속한 다음 다시 들어보았다. 과연 이것이 내 아이폰으로 매일같이 듣던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사한 소리를 들려준다. 음원은 같으되 이를 풀어내는 DAC과 앰프가 다르니 결과물(소리)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 추가(10/4 15:30) : iOS 10을 적용한 아이폰에서 볼륨이 튀는 현상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나, 제조사 테스트 결과 이는 제품인 ‘에어댁’, 혹은 와이파이 재생 전용 앱인 ‘에어댁 플레이’의 문제가 아니며, iOS 10.0.1 혹은 해당 테스트 시점에 업데이트 되지 않았던 페이스북 메신저 앱의 문제인 것으로 판명되어 관련 내용을 삭제하였습니다.
결론 : 개인용 DAC 중 가격 대비 성능에서 최고, 허나 어렵다
열대 과일의 왕이라 불리우는 ‘두리안’이라는 열매가 있다. 무수히 돋아난 가시에 차마 손을 함부로 댈 수 없는 위엄을 자랑한다. 동남아 어느 나라에서는 이 두리안을 버스나 열차에 들고 타면 벌금을 매긴다고 한다. 그러나 이 두리안을 한 번 맛보고 나면 절대 잊을 수 없어 특유의 냄새를 감수하고서라도 반드시 찾게 된다고 한다.
래드손 에어댁 AD200을 접하면서 머릿속에서 떨칠 수 없었던 것이 바로 이 두리안이다. 설치 과정은 결코 만만찮았지만 소리만으로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두리안처럼 주위에 무시무시한 냄새를 풍기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설치 난이도만 놓고 보면 챔피언급이다. 그러나 깨끗한 소리만은 매우 인상적이다.
물론 이런 제품의 특성상 ‘쓸 줄 아는 사람’만 손을 대기 때문에 처음에 조금 불편한 것쯤이야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입력 장치, 혹은 출력 장치를 바꿀 때마다 설명서를 뒤적여야 하는 건 아무래도 불편하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다음 제품에서는 앱이나 각종 버튼, LED가 어떤 기능을 지녔는지 공부하는 수고도 덜어 주길 바란다. 굳이 가시를 곤두세우지 않아도 맛있는 과일은 이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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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입력 | USB 2.0 |
처리 가능 음원 | PCM, DSD |
와이파이 | 802.11n (2.4GHz) |
디지털 출력 | 광출력 (S/PDIF) |
아날로그 출력 | RCA |
S/N비 | 111dB |
지원 운영체제 | 윈도우, 맥OS(OS X) |
소비전력 | 최대 54W |
크기 | 141×141×35mm |
무게 | 35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