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3시간만 들어보면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기 싫어질 것이다. 깨끗한 고음역대가 매력적이다.
The BAD 볼륨 조절 다이얼이 너무 쉽게 돌아간다.
한줄평 부담은 크게 줄었다. 그런데 AK70이 저 멀리서 손짓한다.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아스텔앤컨 AK300(이하 AK300)은 24비트, 192kHz 무압축음원을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는 오디오 플레이어다. FLAC, WAV, DSD, 애플 로스리스 등 무손실압축 음원과 MP3, WMA, AAC, OGG 등 손실압축 음원을 재생한다. 재생 가능한 주파수 대역은 최대 24비트, 192kHz이며 이 이상의 음원은 다운샘플링해 재생한다.
디스플레이는 4인치 480×800 화소 LCD이며 터치 인터페이스와 버튼으로 조작한다. 볼륨은 본체 오른편에 달린 휠로 조작한다. DSD 음원은 중간에 PCM 방식으로 전환해 재생하며 DSP를 활용하는 20밴드 이퀄라이저 기능을 내장했다.
저장공간 용량은 64GB이며 이중 56.52GB를 음악 저장공간으로 쓴다. 저장공간이 부족할 경우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이용해 최대 128GB까지 추가로 쓸 수 있다. USB 단자를 이용해 PC나 노트북과 연결하면 외장형 DAC으로 작동한다. 색상은 블랙 한 종류이며 가격은 109만원.
각지게 깎아낸 디자인, 쉽게 움직이는 볼륨 휠은 불만
아스텔앤컨 브랜드로 나온 모든 오디오 플레이어는 빛과 그림자를 형상화해 만들었다. AK300 역시 빛이 반사되며 비스듬하게 만드는 그림자를 형상화했다. 날카롭게 각진 디자인 탓에 아무 것도 씌우지 않고 그냥 주머니에 넣고 쓰기란 실로 부담스럽다.
이런 느낌을 한 번에 반전시키는 것이 있으니 바로 기본 제공되는 가죽 케이스다. 이 케이스를 씌우면 날카로운 느낌이 대폭 줄어들고 손에 쥐고 쓰기도 좋다. 마이크로USB 단자를 가리지도 않으며 각종 재생 버튼을 가리지도 않는다. 다만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끌어내려 설정 메뉴를 불러내기는 불편해진다.
재생 관련 버튼과 각종 출력 단자 위치도 기존 아이리버 시리즈와 큰 차이가 없다. 오른쪽에 달린 휠을 돌려 볼륨을 조절하는 구조도 마찬가지지만 옆으로 노출된 탓에 상당히 쉽게 움직인다. 주머니나 가방에 넣을 때 휠이 움직여 볼륨이 바뀌는 경우가 꽤 잦다. 가볍게 움직이지 않도록 조금 더 뻑뻑하게 만드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단단하고 인상적인 소리, aptX도 지원
AK300은 소리를 있는 그대로 재생하는 데 중점을 둔 기기다. 기존 CD급 음원을 24비트/96kHz로 올려주는 오버샘플링 기능은 없다. 물론 이 기능이 있으면 유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CD급 음원이라고 해서 마냥 소리가 나쁜 것은 아니며, 하이 레졸루션의 그릇에 담겼다 해서 무조건 소리가 좋은 것은 아니다. 애초에 잘못 만든 음원은 무얼 어떻게 해도 청각을 고문하는 소음일 뿐이다.
AK300의 소리 성향을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단단하다’. 처음 듣기에는 마냥 부드럽게 들리지만 메인 보컬과 코러스가 명확히 분리되어 꽂히는 느낌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저음도 상당히 단단하게 깔려 있어 묵직한 맛이 있다.
가격을 내리느라 AK240처럼 DAC을 두 개 다는 극단적인(?) 실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휴대용 기기에서 듣기에는 충분히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다만 DSD 음원을 재생했을 때 느낌은 엣지가 날카롭게 살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다.
무조건 비싼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지 않아도 기존 스마트폰과 다르다는 것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보다 온전한 소리를 즐기고 싶다면 어느 정도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투자할 필요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어폰을 가리는 경향은 분명히 있다. 일례로 XBA-Z5와 연결해 소리를 들어보면 의아할 정도로 거슬리는 소리가 난다.
소니 히어온 와이어리스(MDR-100ABN) 등 aptX 코덱을 내장한 블루투스 헤드폰을 페어링하면 조금 더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소리의 정보량이 크게 줄어드는 블루투스 특성상 메마른 소리는 피할 수 없다. 온전한 소리를 듣고 싶다면 유선 연결이 최고다.
노트북·투인원에서도 고음질 음원을
AK300은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 연결하면 USB 사운드카드처럼 쓸 수 있는 DAC으로 변한다. 윈도우10 최신 베타버전이 설치된 데스크톱PC·노트북이나 맥OS 시에라가 설치된 12인치 맥북에서도 곧잘 작동한다. 따로 드라이버를 설치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인식하며 윈도우 제어판이나 맥OS 오디오/MIDI 설정을 통해 24비트, 96kHz로 설정하면 된다.
같은 음원을 AK300에 복사해 들었을 때나, PC에서 재생할 때 음질 차이는 없다. 다만 화면을 켜 놓으면 미세한 전류(5V, 500mA)가 계속 흐르며 충전된다. 화면을 계속 켜 놓으면 본체가 따끈해지고 노트북이나 투인원이라면 배터리 이용 시간이 줄어든다.
결론 : 왜 아이리버는 AK300을 만들고 또⋯
많은 사람들은 오디오 플레이어와 MP3 플레이어를 구별하지 못한다. 여기에 가격까지 몇 십만원, 심하면 몇 백만원이 넘으니 허세니, 돈 낭비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일리는 있다. 고해상도 음원의 기준으로 쓰이는 24비트, 192kHz 음원은 이제 스마트폰에서도 재생된다. 결국 ‘오디오 플레이어’라는 제품은 여전히 마니아들을 위한 제품이다.
AK300은 2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으로 충격(?)을 주었던 AK240에 비하면 확실히 여러 모로 나아 졌다. 인터페이스나 조작 편의성이 훨씬 나아졌고 보다 깔끔해진 소리도 그렇다. 값을 내리기 위해 저장공간이 64GB로 줄고 DAC 칩도 하나가 됐다. 가격도 100만원 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6월 초 AK300 출시 이후 한 달이 채 안되어 등장한 AK70이다. DAC을 하나로 줄이고 저장공간을 64GB로 줄인 것도 판박이다. 휴대성은 AK70이 더 낫고 기본적인 기능이나 성능도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가격은 30만원 더 싸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비자가 어느 쪽을 고를 지는 굳이 묻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제품이 나쁜 것이 아니라, 같은 회사 다른 제품 때문에 빛이 바랜 셈이다. 아이리버는 어찌하여 AK300을 내놓고, 또 AK70을 내놓았단 말인가.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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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가능포맷(손실) | MP3, WMA, OGG, AAC |
재생가능포맷(비손실) | FLAC, WAV, ALAC, AIFF, DSD |
디스플레이 | 4인치 WVGA |
해상도 | 480×800 화소 |
저장장치 | 64GB |
용량확장 | 마이크로SD카드 이용 |
네트워크 | 블루투스 4.0, 와이파이 |
무선 코덱 | SBC, aptX |
음향 향상 기능 | 이퀄라이저 내장 |
노이즈 캔슬링 | 불가능 |
USB DAC | 가능 (24비트, 96kHz) |
배터리 | 내장형 리튬이온(3,100mAh) |
운영체제 | 안드로이드 기반 |
PC 인터페이스 | USB 2.0 |
크기 | 75.15×112.4×15.45mm |
무게 | 205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