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초점 포인트가 두 배 이상 늘고 내부 미러 지지 구조가 더 튼튼해졌다. 결과물을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라이브뷰 연사가 가능하다.
The BAD 센서나 감도 면에서 눈에 띄게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EOS 70D를 쓰던 사람들은 안도하고 있다.
한줄평 근본적인 변화를 통한 ‘한 발짝 앞으로’가 없다. 이젠 옆이 아닌 앞으로 건너뛰어야 산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캐논 EOS 80D(이하 80D)는 캐논 22.3×14.9mm CMOS 센서를 장착한 크롭바디 DSLR이다. 캐논 EF·EF-s 렌즈를 장착할 수 있고 유효 화소수는 약 2천420만 화소다. 손떨림 억제 기능은 렌즈 기능인 이미지 스태빌라이저에 의존한다. AF(오토포커스) 측거점은 위상차 AF 45개이며 F5.6에서 가로·세로 모두 대응 가능한 크로스 타입이다.
저장장치로 SDXC 카드를 지원하며 사진은 최대 6000×4000 화소(3:2), 동영상은 1920×1080 화소(초당 60프레임, 16:9)로 촬영 가능하다. 기본 모드에서는 HDR 동영상 촬영도 가능하다. 내장 모니터는 3.2인치 104만 화소 TFT 방식이며 터치를 통해 초점을 선택하거나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끼운 본체(바디) 기준 730g이며 정가는 바디킷 기준 142만 9천원.
“이거 캐논 셔터 소리가 아닌 것 같은데⋯”
80D의 외관은 EOS 70D와 큰 차이가 없고 유심히 살펴보면 일부 버튼이나 다이얼에서 차이점을 찾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셔터를 몇 번 누르는 순간 “이 소리가 아닌 것 같은데?”라는 가벼운 위화감이 든다. 소리가 확연히 다른 것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조금 더 조용하고 날카로운 맛이 줄어들었다.
이는 진동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내부 구조를 바꾼 탓이기도 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미러가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생기는 떨림을 잡은 것이다. 어두운 곳에서 찍는 사진이나 망원 렌즈를 끼우고 연사로 찍는 사진에서 이런 장점이 두드러진다. 야생동물이나 길고양이처럼 소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피사체를 찍기도 좋다.
( ISO 200, 1/800, F5.6, 초점거리 27mm, 셔터 우선, 노출보정 +1/3, EF-S 18-200mm f/3.5-5.6 IS )
답답함 걷어낸 45개 AF 포인트
DSLR이든, 미러리스든, 풀프레임이 아닌 크롭바디에서 무작정 화소수만 올리는 것은 분명 한계다. 센서 화질 이전에 렌즈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탓에 80D도 화소를 2천만 화소급에서 2천400만 화소로 올리는 데 그쳤다. 다만 ISO 감도는 100-16000까지 넓어졌고 화상처리엔진도 DIGIC 6로 교체되었다.
EOS 70D는 AF 포인트가 최대 19개였다. 당시에는 충분히 쓸만한(?) 수준이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아무래도 부족함이 느껴진다. ‘AF 포인트가 넓은 영역에 배치되어 있다’고는 하나 중앙에 타원형으로 쏠렸다. 구도에 따라서는 AF를 포기하고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한 마디로 중급기 치고는 인색했다.
80D는 AF 포인트를 19개에서 45개로 두 배 이상 늘리고 중앙에 몰렸던 AF 존을 두 배에 가깝게 넓게 펼쳤다. 자동 선택인 45포인트 AF 상태에서도 원하는 곳 어딘가에 반드시 초점이 맞는다. 여기에 대형 존 AF가 추가되어 화면 가장자리에 있는 피사체를 담기도 쉬워졌다. AF만 놓고 보자면 이제서야 좀 쓸만해졌다. 듀얼픽셀 AF가 모든 렌즈에서 작동하는 것도 그렇다.
HDR 촬영, 60fps 녹화 모드 추가, 마침표.
중급 이상 캐논 DSLR이 내세우는 양대 축은 바로 사진과 영상이다. 기존 영상장비보다 렌즈 선택의 폭이 넓고 센서가 큰 DSLR의 장점을 살려 상업용 영상촬영에 쓰기도 한다. 2016 웨어러블런 영상 중 절반 이상이 EOS 80D로 촬영되기도 했다.
그런 DSLR이 아직도 여전히 안고 있는 약점은 단 하나, 바로 줌렌즈다. 손떨림은 삼각대와 이미지 스태빌라이저로 해결할 수 있지만 줌 링을 일일이 손으로 돌려서 화각을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방송이나 상업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품위있는(?) 줌인·줌아웃은 아무래도 힘들다.
80D와 함께 출시된 EF-S 18-135mm f/3.5-5.6 IS USM 렌즈에 파워줌 어댑터를 장착하면 상당히 부드럽고 조용한 줌인·줌아웃이 가능하다. 물론 소리없이 사르륵 돌아가는 방송용 카메라와 비교하는 데는 무리가 있지만 기존 DSLR로는 소화할 수 없는 특이한 영상도 찍을 수 있게 됐다.
반면 80D 자체의 동영상 기능에 큰 변화는 없다. 풀HD(1920×1080 화소) 영상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게 됐고 HDR 영상도 찍을 수 있게 됐다. 다만 HDR 영상은 장면 인텔리전트 오토에서만 작동하고 초당 프레임도 30프레임으로 고정된다.
결론 : 이제는 옆이 아닌 앞으로 건너뛸 때다
캐논 EOS 80D는 세 자리수, 혹은 네 자리수 카메라를 쓰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써 보고 싶어하는 중급기다. 크롭바디를 전전하던 사람들이 풀프레임으로 건너 뛰기 전, 미워도 다시 한번 머무르는 두 자리수 캐논 중급기의 정점이다.
그런데 이미 EOS 60D나 70D를 쓰던 많은 사람들은 EOS 80D에 위기감, 기변본능보다는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진동을 잡고, AF 포인트를 늘리고, 동영상 기능을 보완하고, 화상처리엔진이 바뀌는 등 여러 모로 나아진 것은 맞지만 ‘정말 갖고 싶다’, 혹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딜레마는 모바일 게임인 ‘길건너 친구들‘을 생각나게 한다. 이 게임은 화면에 보이는 캐릭터를 상하좌우로 움직여 화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강 위를 떠다니는 뗏목에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잠시 건너뛸 수는 있지만 너무 오래 머무르다 보면 화면 스크롤에 걸려 ‘죽는다’.
남들은 자꾸자꾸 앞으로 건너가는데, EOS 70D는 EOS 80D로 4년만에 옆으로 한 칸 건너 뛰었다. 많은 이들은 여전히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우수한 렌즈와 화상처리엔진으로 연명한다는 이야기마저 나온다. EOS 80D는 여전히 좋은 카메라지만, 근본적인 변화가 보여 주는 ‘한 발짝 앞으로’가 없다. 그래서 아쉽다.
▶︎ 사진 샘플 원본 다운로드 : https://www.dropbox.com/sh/6fjpmm7siu77e63/AADwDDzh2da-dX0wsGn42sYma?dl=0
( ISO 3200, 1/5, F4, 초점거리 27mm, 일반 프로그램, EF-S18-135mm f/3.5-5.6 IS STM )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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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 22.3×14.9mm CMOS 센서 |
유효 화소 | 약 2천420만 화소 |
화상처리엔진 | DIGIC 6 |
마운트 | 캐논 EF 마운트 (EF, EF-S) |
기록 방식(사진) | JPEG, RAW, JPEG+RAW |
기록 방식(동영상) | H.264, MPEG-4 AVC |
초점 포인트 | 크로스방식 위상차 AF 45개 |
저장 매체 | SDXC 카드 (UHS-Ⅰ지원) |
와이파이 규격 | 802.11g (2.4GHz) |
내장 모니터 | 3인치 104만 화소 TFT |
뷰파인더 | 펜타프리즘 일안 리플렉스 |
배터리 | LP-E6N (1865 mAh) |
크기 | 139.0×105.2×78.5mm (본체 기준) |
무게 | 730g (메모리카드, 배터리 포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