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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피트 상공에서도 "카톡, 카톡"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써 보니⋯”모바일 메신저에 딱”

기내에서도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는 없을까?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면 된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서울과 일본 도쿄를 잇는 김포-하네다 노선은 운항시간이 2시간 남짓이다. 그런데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모바일 메신저로 “도착했어요”, “내렸다” 등 각종 메시지를 주고 받는 광경을 흔히 보게 된다. 2시간 내내 다들 대체 어떻게 참았는지 의아해질 정도다.

기내에서도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는 없을까?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편에 탑승하면 된다. 김포-하네다 노선을 운행하는 항공사 중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ANA(전일본공수)가 유일하다. 탑승 전 ‘ANA WiFi Service’라는 마크를 발견했거나, 탑승 후 기내에 안내 책자가 있다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쓸 수 있다.

위성 통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

이 서비스는 위성통신 기업인 온에어가 제공한다. 항공기에 내장된 안테나로 상공에 떠 있는 통신위성을 거쳐 인터넷에 접속하기 때문에 속도는 느리다. 하지만 간단한 이메일을 이메일을 주고 받거나 모바일 메신저를 쓰는데는 큰 무리가 없다.

단 요금은 절대 싼 편이 아니다. 보잉 787 기종에서 제공하는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30분간 6.95달러(한화 약 8천700원), 3시간에 16.95달러(한화 약 2만 1천원)를 받고 24시간동안 21.95달러(한화 약 2만 7천원)를 받는다.

이는 PC방이 국내 생기기 시작하던 1990년대 말의 한 시간 요금인 3천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2014년까지만 해도 시간이 아닌 용량(종량제)으로 돈을 매기고, 그마저도 20MB로 제한해 놓았던 것을 생각하면 마냥 비싸다고만은 할 수 없다.

PC방이 국내 생기기 시작하던 1990년대 말의 한 시간 요금인 3천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이륙 후 30분부터 정상 작동

지난 2월 24일 오전, 일본 하네다로 떠나는 NH 862편 안에서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와이파이 기능을 켠 다음 기내에 마련된 와이파이 핫스팟으로 접속하면 자동으로 안내 페이지가 나타난다.

안내 페이지에서는 주요 뉴스와 함께 현재 위성 접속 상황을 보여준다. 이륙 전에는 위성 전파가 잡히지 않아 ‘이용할 수 없음’이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륙 후 30분을 지나 강원도 원주 상공을 지나갈 때부터는 전파를 잡았다는 메시지가 나온다. 이 상태에서 원하는 요금제를 골라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면 정해진 시간동안 인터넷을 쓸 수 있다.

강원도 원주 상공을 지나갈 때부터 위성 전파를 정상적으로 수신한다.

안내 페이지로 다시 돌아가면 남아 있는 인터넷 이용시간을 보여준다. 이용 시간이 끝나도 안내 페이지에 올라온 주요 뉴스는 무료로 읽어볼 수 있다.

결제를 마치자 그 사이에 들어와 있던 이메일과 모바일 메신저 알림이 밀려들어온다. 사진이나 동영상이 많이 첨부된 페이스북 앱은 갱신에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카카오톡이나 라인, 트위터 등 텍스트 데이터만 주고 받는 앱은 비교적 원활하게 쓸 수 있었다.

실제 인터넷 체감 속도는 1Mbps 미만이며 씨넷코리아 웹사이트(약 5MB)를 모두 다운로드하는 데는 15초 가량이 걸렸다. 속도 측정 앱인 OOKLA를 실행해 실제 속도를 확인하려 했지만 오류 때문에 속도 확인에는 실패했다.

원하는 요금제를 골라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하고 결제하면 정해진 시간동안 인터넷을 쓸 수 있다.

기상 상황이나 규제 따라 이용 어려울수도⋯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미처 확인하지 못한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작별 인사를 전하지 못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데 적합한 서비스다. 단 기상 상황이 악화되어 위성 전파 수신이 불가능하거나, 위성 통신을 허가하지 않는 중국 영토나 영해 위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속도를 보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으로 동영상을 감상하거나 비트토렌트 등 P2P 프로그램을 실행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스카이프나 보이스톡 등 인터넷 무료통화 서비스는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주위 승객에게 방해를 준다는 이유로 자제를 당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용 시간이 끝나도 안내 페이지에 올라온 주요 뉴스는 무료로 읽어볼 수 있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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