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세 가지 색공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일체형 컴퓨터는 아직 없다.
The BAD 퓨전 드라이브에서 SSD(플래시) 용량이 줄어 못내 아쉽다. 매직 마우스2 디자인에는 불만이 남는다.
한줄평 모니터를 샀더니 맥이 따라온다. 이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애플 27인치 아이맥 레티나 5K 디스플레이는 DCI-P3 광색역을 지원하는 5120×2880 화소 5K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일체형 컴퓨터다. 프로세서는 인텔 코어 i5부터 i7까지 선택 가능하며 메모리는 8GB부터, 저장공간은 1TB부터 선택할 수 있다. 확장 단자는 USB 3.0 4개, 썬더볼트2 2개를 장착했다.
2015년형 제품에 포함된 매직키보드·매직마우스2는 배터리를 내장했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처럼 라이트닝 케이블로 충전한다. 구입 일자부터 1년간 무상보증이 제공되며 가격은 인텔 코어 i5(3.2GHz) 프로세서와 8GB 메모리, 1TB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내장한 모델 기준 249만원.
4K 스트림 두 개 이상 올리려면 올플래시 필요
21.5인치 아이맥과 달리 5K 아이맥은 막대한 해상도를 감당해야 하는 탓에 제법 쓸만한 프로세서와 그래픽칩셋을 단다. 리뷰 제품은 중간 정도인 인텔 i5-6500 프로세서와 AMD 라데온 R9 M390 그래픽칩셋을 달았다. OS X 상에서 미션 컨트롤로 앱과 앱 사이를 옮겨 다니거나 데스크톱을 옮겨 다닐 때 체감 속도도 상당히 빠르고 부드럽다.
저장장치에는 큰 변화가 있다. 1TB 퓨전드라이브가 PCI 익스프레스 방식 24GB SSD와 1TB HDD를 조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정말 자주 쓰이는 앱과 파일만 SSD에 옮겨놓고 나머지 파일은 HDD에 옮기기 때문에 파일을 읽고 쓰는 속도는 떨어진다. 블랙매직디스크스피드로 측정한 결과 읽기/쓰기 모두 최대 300MB/s 정도를 오간다. 아이무비에서 4K 동영상을 2개 올려 편집하고 싶다면 올플래시로 구성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유일한 흠을 들자면 바로 메모리다.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훨씬 속도가 빠른 DDR4 방식 메모리도 쓸 수 있지만 정작 2015년형에는 기존 규격인 DDR3 메모리를 썼다.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6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제 성능을 살리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아쉽다.
사진에서 영화까지 폭 넓은 컬러 소화
5K 아이맥이 첫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1천475만 화소를 27인치에 담아내면서 화질까지 미세하게 튜닝해 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CES 2016 등에서 8K 디스플레이 시제품이 출품되곤 했지만 실제로 양산을 거쳐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지금 당장 구입 가능한 디스플레이 중 가장 해상도가 높은 것을 따지자면 여전히 5K 이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
2015년 출시 모델은 여기에 색공간을 더 넓혔다. 컴퓨터 화면상에서 표준으로 쓰이는 sRGB나 사진 편집에 쓰이는 어도비RGB에 2007년 디지털 영사기용으로 지정된 색표준인 DCI P3도 지원한다. 다시 말해 전문 장비로 찍은 4K 영상을 색상 변화나 손상 없이 최대한 그대로 가져가며 편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단 DCI P3는 어도비RGB와 완벽히 호환되지 않는다. 색 영역으로 따지면 DCI P3는 레드나 그린 폭이 더 넓고, 어도비RGB는 블루 폭이 더 넓다. 만약 영상이 아닌 사진을 편집할 때 출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면 디스플레이 색공간을 어도비RGB로 바꿔주어야 온전한 색상을 뽑아낼 수 있다. OS X 엘캐피탄과 어도비 포토샵, 라이트룸 등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를 통해 10비트 출력도 지원한다.
충전지 굴레에서 벗어난 키보드와 마우스
아이맥을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춰 놓아야 했던 주변기기 중 하나가 바로 AA 충전지와 충전기였다. 아이맥용 키보드와 매직마우스에 AA 건전지가 두 개씩 들어갔기 때문이다. 건전지가 방전되거나, 혹은 충전하는 것을 잊었다면 잠시 작업을 중단하고 건전지를 갈아끼우거나, 혹은 충전지를 갈아 끼워야 했다.
2015년형 아이맥부터는 이런 번거로운 일을 벌일 필요가 없다. 매직키보드와 매직마우스2 모두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내장했기 때문이다. 충전 케이블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라이트닝 케이블을 쓴다. 2시간 정도만 꽂아놓으면 완전 충전된다. 배터리 이용 시간도 무척 길다. 매직키보드를 완전충전한 다음 20일 가까이 방치해도 80% 이상이 남아 있다.
굳이 흠을 꼽자면 매직마우스2의 충전단자 위치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매직키보드만 해도 라이트닝 단자를 키보드 위에 달아 충전하면서 쓰는데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매직마우스2는 라이트닝 단자가 바닥에 달려 있다. 충전하려면 마우스를 뒤집어 놓아야 하니 충전하며 쓰는 건 불가능하다. “충전단자를 달리 만들 곳이 없었다”는게 애플 설명인데 그래도 좀 너무하다.
결론 : 그래도 27인치 아이맥이 싼 이유
이 리뷰 밑에 달릴 댓글을 미리 예상하며 결론을 정리해 보자. 아마도 “겉멋든 앱등이나 사는 컴퓨터 ㅎㅎㅎㅎ 게임이나 돌아가냐?”라는 댓글이 달릴 법 하다-초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방학때 꼭 이런 댓글이 자주 달리는데 무슨 까닭인지는 모르겠다-.
아이맥, 특히 5K 라인업은 확실히 비싸다. 그리고 게임 실행용으로는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 국내외 FPS(일인칭시점슈팅) 게임, 혹은 MMORPG 게임들은 대부분 윈도우에서 돌아간다. 이런 게임을 즐기려면 당연히 윈도우 운영체제 기반 조립PC가 훨씬 싸고 적절하다.
오히려 27인치 아이맥 레티나 5K의 가치는 디스플레이에서 찾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미리 색상 조정이 다 되어 있고 sRGB, 어도비RGB, DCI-P3 등 여러 색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작업할 수 있는 5K 모니터는 그야말로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모니터를 잘 만든다는 델이 화면 크기와 해상도가 같은 27인치 5K 모니터를 선보였지만 색공간까지 정확히 맞추지 못했다. 게다가 할인가가 230만원을 훌쩍 넘는다. 무려 모니터만 말이다. 반면 27인치 아이맥 레티나 5K는 일체형 PC지만 최저사양 기준 가격은 250만원 전후다. 그렇다면 이 제품은 비싼 걸까, 싼 걸까?
한편으로 점점 고가로 치닫는 아이맥 라인업에는 불만도 있다. 2000년 초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아이맥은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대중적인 컴퓨터였다. 하지만 5K를 밀어주다 보니 기존 2K 디스플레이를 단 아이맥은 27인치 라인업에서 아예 사라졌고, 풀HD 화면을 단 21.5인치 모델은 해상도에서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든다. ‘중간’이 없다. 그래서 아쉽다.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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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 | 인텔 6세대 코어 i5/i7 프로세서 |
메모리 | DDR3 8/16/32GB |
그래픽칩셋 | AMD 라데온 R9 M380/390/395 |
저장장치 | 1TB HDD/퓨전드라이브/플래시 |
디스플레이 | 27인치 IPS LCD |
해상도 | 5120×2880 화소 (217ppi) |
내장 카메라 | 페이스타임 HD |
네트워크 | 기가비트 이더넷,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4.0 |
운영체제 | OS X 엘캐피탄 (10.11) |
확장단자 | USB 3.0×4, 썬더볼트2×2 |
크기 | 65×51.6×20.3cm (스탠드 포함) |
무게 | 9.54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