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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든 청년들 위한 크리스마스 캐럴 발매

“그런데 몇 명이나 사서 들을까⋯”

크리노베이션링크가 “지치고 힘든 청년들에게 희망과 축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크리스마스 캐럴 기부 앨범을 내놨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크리스마스를 불과 며칠 안 남겨 두었는데도 캐럴 듣기 힘들어진 것이 벌써 몇 년째인지 모른다. 2015년을 불과 열흘 남짓 남겨둔 세밑 풍경은 싸늘하기만 하다. 행여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겼을까봐 “잘 지내시죠?”라는 전화 한 번, 문자 한 번 하기가 망설여지고 소리 없이 넘기는 술잔 밑에는 한숨이 깔린다.

이런 마당에 ‘문화기획 청년소셜벤처’를 표방한 크리노베이션링크라는 곳이 “지치고 힘든 청년들에게 희망과 축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며 크리스마스 캐럴 기부 앨범을 내놨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한 번쯤 이름을 들어 봤을 법한 여야 국회의원이 18명이나 참여(혹은 피처링)한 초대형 앨범이고 무려 13곡이나 담았다.

중요한 것은 이 앨범을 기획한 단체인 ‘한국대학생재능포럼’이라는 곳이다. 페이스북의 설명에 따르면 ‘재능기부를 통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 획일적인 스펙문화 및 취업 문화를 벗어난 대학생들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여 정부와 민간기업, 비정부 대학생이 모인 소셜 허브의 역할을 함으로써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통해 실질적으로 사회적 목적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단체’라고 한다.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무보수 노동착취’를 포장하는 데 흔히 쓰이는 ‘재능기부’라는 말이 심히 눈에 거슬린다. 앨범 제작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는 단체 이름도 썩 달갑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청년들이 이런 앨범을 굳이 찾아서 들으려고 할지도 의문이다.

크리노베이션링크는 “이번 앨범은 멜론, 벅스뮤직등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며 모든 음원 수익금은 사회복지기관에 기부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음원 다운로드 비용이 곡당 600원이라 치면 음원유통사가 240원을 가져가고 제작자가 264원, 저작권자가 60원, 공연자가 36원을 가져가는 현실에서 과연 얼마나 기부가 가능할지도 문제다.

마침 캐럴 목록에는 김상민 의원, 신의진 의원이 함께 부른 ‘울면안돼’가 보인다.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하면서 게임 업계와 날을 세워온 신의진 의원이 5년만에 반토막이 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임 업계 종사자들을 위해 판교에서 ‘울면안돼’를 불러보면 어떨까. 생색내기식 기부보다는 차라리 크리스마스에 걸맞는 화해의 메시지가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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