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서피스펜을 간수하는 수고가 줄었다. 키보드는 진작에 이렇게 나왔어야 한다. 카메라로 주인 알아보는 재주도 만만찮다.
The BAD 무릎에 올려놓고 쓰는 것은 이젠 온전히 서피스북의 몫이다. 윈도우10 버전 1511과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달갑지 않다.
한줄평 나온지 두 달 뒤에 사면 안심할 수 있는 최고의 윈도우 투인원. 다른 회사도 제발 이 정도는 좀 하자.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4(이하 서피스 프로4)는 윈도우10 프로를 탑재한 윈도우 투인원이다. 터치스크린과 기본 제공되는 펜, 별매인 키보드 커버를 이용해 태블릿과 노트북, 두 가지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크기는 이전 제품인 서피스 프로3와 같지만 디스플레이는 0.3인치 늘어난 12.3인치, 해상도는 2736×1824 화소로 늘어났다. 확장 단자는 미니 디스플레이포트, USB 3.0 등 두 종류다. 무게는 786g이다.
저장공간은 플래시 메모리 가격 하락에 따라 기본 용량이 128GB부터 시작한다. 보안 모듈인 TPM 칩이 탑재되어 있지만 저장한 데이터를 실시간 암호화하는 비트로커 기능은 수동으로 활성화해야 한다. 프로세서와 저장공간에 따라 다섯가지 모델이 있으며 코어 m3 128GB 모델이 119만원, i5 256GB 모델이 169만원, 최상위 모델인 i7 512GB 모델이 286만원이다. 타입커버는 17만 4천원.
윈도우10 모든 기능 활용한다
서피스 프로4는 당연히 윈도우10에 최적화되어 있다. 서피스펜을 꺼내 화면 위로 가져가면 펜 이외의 터치가 자동으로 무효화되고, 타입커버를 내리면 로그인 화면이 나타나더니 내 얼굴을 알아채고 바로 잠금이 풀린다. 태블릿처럼 쓰다가도 타입커버를 붙이는 순간 노트북 모드로 돌아간다. 깊이 생각할 필요 없이 쓰고 싶은대로 쓰면 따라온다. 오피스가 돌아간다는 시점에서 이미 생산성에 대한 설명은 생략해도 좋을 정도다.
서피스 프로3는 게임이나 벤치마크처럼 고성능 프로그램을 실행할 경우 시끄럽게 냉각팬이 작동하는 것이 흠이었지만 서피스 프로4는 이런 경향이 대폭 줄었다. 냉각팬 뿐만 아니라 열을 전달하는 히트파이프도 같이 써서 냉각 효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업데이트나 초기화 등을 제외하고는 냉각팬이 돌아갈 정도로 심각한 발열 현상은 없었다. 코어 m3 모델은 아예 냉각팬을 뺐을 정도다.
배터리 이용시간은 동영상 재생 상태에서 최대 9시간 정도라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 설명인데 와이파이가 켜진 상태에서 인터넷과 문서작성 등을 실행할 경우 최대 6시간 30분을 버텼다. 기본 어댑터는 서피스 프로3과 동일한 형태이며 USB 단자를 이용해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충전도 된다.
보다 연필에 가까워진 서피스펜
“스타일러스를 누가 원하나요?”라는 말이 나올 수 있지만, 터치스크린에서 손가락만 써서 원하는 영역을 선택하거나 밑줄을 긋는 일을 몇 번 해 보았다면 절대로 이런 말은 할 수 없다. 트랙패드 위에서 손가락을 놀리면서 잘 안 보이는 화살표를 움직이는 것보다는 차라리 펜을 들고 화면의 원하는 점을 바로 찍는 것이 쉽고 빠르다.
서피스 펜은 충분히 쓸만하고 괜찮은 제품이지만 유독 가지고 다니기는 까다로웠다. 원통형으로 생긴데다 어딘가 고정할 방법이 없어서 타입커버에 끼우거나 셔츠 주머니에 꽂아 두어야 했다. 서피스 프로4는 펜 자체 무게를 조금 더 줄이고 자석식으로 화면 왼쪽에 붙여서 좀 더 단단히 고정할 수 있게 만들었다. 화면 테두리에 어정쩡하게 고정되어 자주 떨어뜨리던 짜증스러움은 더 이상 없다.
여기에 새로 바뀐 펜 버튼도 한 몫 한다. 이 버튼은 메모 앱인 원노트를 불러내거나 화면 캡처가 가능하지만 서피스 프로4에서는 기능이 한 가지 더 늘었다. 마치 예전에 쓰던 연필처럼 펜을 뒤로 돌려 화면에 문지르면 글자나 그림이 지워진다. 집게손가락이 닿는 곳에서 버튼을 누른채로 펜을 움직여야 했던 과거보다는 훨씬 직관적이다.
우리 키보드가 달라졌어요
지금까지 출시된 서피스 시리즈는 유독 키보드에서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키보드 커버 최초 모델은 키를 눌렀는지 안 눌렀는지 분간이 안 갔고, 다음으로 나온 타입 커버는 널판지를 두드리는 느낌이 들어 손목에 피로가 쌓였다. 결국 정리하자면 키를 눌렀을 때 눌리는 깊이가 문제였던 셈이다.
서피스 프로4는 적어도 키보드만 놓고 보면 이구동성으로 확 바뀌었다는 칭찬을 들을 만하다. 물론 두께를 줄이느라 일반 데스크톱용 키보드처럼 깊이 눌리는 맛은 없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키보드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키 사이를 띄워 오타를 낼 확률을 줄였고 외산 노트북에서 흔히 문제가 되는 오른쪽 시프트(SHIFT) 키도 크다.
특히 칭찬하고 싶은 것은 키 재질이다. 일부 노트북 키보드는 조금만 써도 기본자리가 닳아서 손가락이 미끄러지거나 번들거리기도 한다. 서피스 프로4의 타입커버는 키 재질로 우레탄 질감이 나는 소재를 썼고 쉬이 번들거리거나 미끄러지지 않는다. 1주일 가까이 가혹하게 두드려봤지만 키 표면 상태는 처음 그대로였다.
결론 : 윈도우10 투인원, 이 정도는 해야 한다
서피스 프로4는 펜과 키보드 어느 것 할 것 없이 만족스런 조화를 이룬다. 인텔 6세대 프로세서 덕에 조금 더 덜 뜨겁고 오래 쓸 수 있다. 윈도우10에 탑재된 컨티뉴엄, 윈도우 헬로 등 신기술도 온전히 지원한다. 한국이 코타나 정식 서비스 국가가 아니라 코타나는 무리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한 마이크도 모두 갖춰져 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서피스 출시때마다 이어지는 초기 펌웨어 문제다. 가령 서피스 프로4는 초기 펌웨어에 화면이 깜빡거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 문제는 11월 초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되었지만 이번에는 윈도우10 버전 1511에서 문제가 생겼다. 인텔 그래픽 드라이버가 문제를 일으켜 화면이 몇 번씩 꺼졌다 켜지는 현상이 일어나 가슴을 철렁하게 한다. 결국 18일 등장한 펌웨어로 이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못미더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출시 이후 2주 가량이 지나면 자잘한 문제들이 모두 해결되지만, 이것이 하드웨어 결함으로 발생하는 문제인지, 혹은 단순한 펌웨어나 드라이버 문제인지 일반 이용자가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소비자를 불안하게 하는 이런 전통 아닌 전통은 이제 버릴 때도 됐다.
무조건 싸게, 많이 파는데 목을 맨 나머지 몰개성의 늪에 빠진 PC 제조사들은 “컴퓨터가 안 팔린다”며 앓는 소리를 낸다. 이렇게 획일화된 윈도우 진영에도 다른 플레이어가 보고 배울 투인원이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서피스 프로4가 그 답이 될 수 있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만든 제품보다 못한 투인원이 나와서야 되겠는가. 모처럼 떠나 보내기 싫은 투인원을 만났다.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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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 | 인텔 6세대 코어 m3/i5/i7 |
메모리 | LPDDR3 4/8/16GB |
그래픽칩셋 | 인텔 HD그래픽스 / 아이리스 |
저장장치 | 128/256/512GB PCIe SSD |
디스플레이 | 12.3인치 멀티터치 |
해상도 | 2736×1824 화소 (267ppi) |
전면 카메라 | 500만 화소 |
후면 카메라 | 800만 화소 |
네트워크 |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4.0 |
운영체제 | 윈도우10 프로 |
배터리 | 7.5V, 5,087mAh 리튬폴리머 |
크기 (본체) | 292.10×201.42×8.45mm |
크기 (타입커버) | 295×217.42×4.9mm |
무게 | 본체 786g, 키보드 31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