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미러 없는 풀프레임 카메라, 이 정도까지 성장했다.
The BAD 배터리 소모는 이 제품도 피해가지 못했다.
한줄평 카메라는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렌즈 어댑터를 챙겨야 할까.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소니 α7RⅡ(이하 알파7R 마크2)는 35mm 이면조사형 4천240만 화소 엑스모어 R CMOS 센서를 장착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다. 풀프레임 E마운트 렌즈와 기존 크롭바디용 E마운트 렌즈를 장착할 수 있지만 결과물은 5168×3448 화소로 크롭된다. 본체에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을 내장해 렌즈 어댑터를 끼운 상태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모아레를 줄이는 로우패스필터도 빼 해상력을 높였다.
외부 레코더 없이 SD메모리 카드로도 4K(3840×2160 화소) 해상도의 초고화질 영상 촬영 및 저장이 가능하다. 위상차 포인트는 399개, 콘트라스트AF 포인트는 25개로 전체 촬영 영역에서 오토포커스 비중을 45%로 높였다. 무게는 본체 기준 582g으로 타사 풀프레임 DSLR 플래그십보다 30% 가량 가볍다. 가격은 소니스토어 기준 349만 9천원.
풀프레임 치고는 가벼운 바디
알파7R 마크2는 알루미늄 바디와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을 갖추느라 무게가 대폭 늘었지만 다른 풀프레임 카메라, 특히 고화소 촬영이 가능한 캐논 5DS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고 가볍다. 미러리스라는 기준을 놓고 생각하면 탈락이지만 ‘풀프레임’이라는 기준으로 보면 수석합격이다. 다만 렌즈를 끼울 경우 중급 DSLR 정도의 무게감은 감수해야 한다.
조작 계통은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나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를 써 본 사람에게는 매우 익숙하다. 십자 버튼을 내장한 다이얼을 돌려서 각종 기능을 설정할 수 있고 팝업 버튼으로 화이트밸런스, 노출 등을 조절한다. 영상 녹화 버튼을 따로 빼 놓아 촬영 조건 그대로 촬영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오른쪽 엄지를 비틀어야 간신히 누를 수 있어 활용도가 떨어진다.
LCD 모니터는 위로 107도, 아래로 41도까지 각도를 조절해 쓸 수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인 광장에서 머리 위로, 혹은 연출 목적으로 렌즈를 아래로 내려 촬영할 때 구도가 의도에 맞는지 확인하기 좋다. 다만 햇빛을 등진 상태에서 모니터를 위로 올린 경우 모니터가 꺼지는 현상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전자식 뷰파인더 위에 달린 센서를 그림자가 가려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빠르고 정확한 오토포커스, 명확히 살아나는 디테일
알파7R 마크2에서 가장 칭찬하고 싶은 점은 오토포커스(AF) 성능이 상당히 빠르다는 것이다. 위상차 검출 AF 포인트가 399개, 콘트라스트 AF가 25개로 빛의 조도에 따라 두 센서를 적절히 혼합해 사용한다. 정지된 물체를 대상으로 놓고 반셔터를 눌렀을 때도 훌륭한 오토포커스 속도를 보여주지만 달리는 자동차나 움직이는 사물을 잡아내는 실력도 준수하다.
풀프레임 센서가 고화소를 만나면 극적으로 활용도가 높아진다. 약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찍은 사진을 1:1, 혹은 2:1로 크롭해도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70-200mm 렌즈를 끼운 채로 거리에 나가 몇 번만 셔터를 눌러도 바로 스파이샷이 될 정도다. 이런 특징은 캐논 5천만 화소 풀프레임 DSLR인 5DS와 필연적으로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다. 멀리 떨어진 사물을 조금 더 명확히 잡아내는 해상력에서는 알파7R 마크2가 조금 더 앞선다.
반면 배터리 이용시간은 아무래도 갑갑하다. 뷰파인더로 피사체를 확인하고 결과물을 LCD 화면으로 확인하는 DSLR과 달리 미러리스 카메라는 촬영 준비부터 결과물 확인까지 모두 LCD 화면으로 확인하는 것이 보통이다. JPEG+RAW 모드에서 한 시간 가량 촬영을 하고 나면 배터리 잔량이 40% 밑으로 떨어지며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한 동영상을 촬영하면 배터리 잔량이 30% 가까이 떨어진다. 기본으로 전용 배터리를 두 개 주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장시간 촬영이 필요하다면 전용 세로그립과 추가 배터리는 필수다.
(SEL2470Z AE, ISO 100, 1/200, F7.1, 초점거리 32mm, 프로그램 우선)
공간감·표현력 살리는 풀프레임 센서
센서 크기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넓은 화각으로 공간감을 살리기 좋다는 말도 된다. 가장 큰 차이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흔히들 ‘아웃포커스’, ‘배경날림’으로 지칭하는 심도가 얕은 사진이다. 굳이 단렌즈 없이 24-70mm 렌즈, 심지어 70-200mm 렌즈로도 비교적 쉽게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같은 거리에서도 더 넓은 화각을 왜곡없이 얻을 수 있어 표현의 범위는 한없이 넓어진다.
동영상 기능은 최대 4K(3840×2160 화소, 30p)까지 찍을 수 있다. 픽셀을 한 줄씩 건너 뛰거나 여러 픽셀의 정보를 한데 합치지 않고 바로 읽어서 전송하기 때문에 화질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 일부 수동 렌즈나 E마운트 크롭 렌즈를 쓰는 경우 화면 중앙을 살리고 싶다면 수퍼 35mm 크롭모드도 유용하다. 1920×1080 화소, 60p로 촬영할 때 화면이 한 쪽으로 쏠리는 롤링 현상이 없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SEL70200G, ISO 800, 1/160, F5.6, 초점거리 71mm, 프로그램 우선)
결론 : 카메라는 좋은데…”사진을 카메라로만 찍나”
알파7R 마크2는 선명한 고해상도 결과물을 얻을 수 있고 풀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하이엔드 카메라 중 가장 작고 가볍다. 카메라 한 대로 사진은 물론 4K 동영상까지 모든 것을 소화할 수 있다. 4천만 화소를 넣은 센서도 저조도 노이즈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한 수준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카메라는 본체(바디)만 가지고는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다.
알파7 풀프레임 E마운트 카메라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바로 렌즈가 비싸다는 것이다. 칼자이스 렌즈는 대부분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저가 렌즈는 찾기 쉽지 않다. 고해상도에 걸맞는 선예도를 갖춘 렌즈도 비싸다. 국내에도 삼양옵틱스 등 일부 업체가 호환 렌즈를 생산하고 있지만 ‘미러리스’가 아닌 ‘풀프레임’ 기준으로 판단하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이런 현상은 소니가 미러리스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때문에 벌어진다. 알파 5000처럼 카메라가 망가질 때까지 번들 렌즈로 버틸 소비자, 혹은 알파7 등 고성능 카메라를 사고 자연히 그에 맞는 렌즈를 구입할 소비자를 제외한 ‘중간층’이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것이다. 서드파티 렌즈 어댑터를 쓰면 된다지만 노출도와 속도에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보다 다양한 렌즈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운 대목이다. 카메라 바디가 너무 뛰어나서 더욱 더 그렇다.
(SEL55F18Z, ISO 800, 1/60, F1.8, 초점거리 55mm, 프로그램 우선)
(SEL55F18Z, ISO 100, 1/100, F2, 초점거리 55mm, 수동)
(SEL2470Z AE, ISO 100, 1/200, F6.3, 초점거리 69mm, 프로그램 우선)
(SEL2470Z AE, ISO 16000, 1/200, F4, 초점거리 55mm, 화이트밸런스 수동, 프로그램 우선)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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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CE-7RM2 | 센서 |
35mm 풀프레임(35.9×24.0mm) 엑스모어 R CMOS | 유효 화소 |
약 4천240만 화소 | 기록 방식(사진) |
JPEG, RAW, JPEG+RAW | 기록 방식(동영상) |
XAVC S, AVCHD 2.0, MP4 | 저장 매체 |
메모리스틱 프로 듀오, SDXC 카드 | 내장 모니터 |
122만 화소 TFT-LCD) | 뷰파인더 |
235만 화소 XGA OLED | 배터리 |
NP-FW50 (2개 제공) | 크기 |
126.9×95.7×60.3mm | 무게 |
582g (본체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