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일본 법원이 3년 전에 저지른 범죄 관련 기사를 구글 검색 결과에서 삭제해 달라며 요구한 한 남성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와 같은 사실이 2일 교도통신, NHK,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이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3년 전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돈을 건네고 외설행위를 했다가 ‘아동매춘·포르노금지법’(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유사)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이 남성은 벌금 50만엔(한화 약 456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당시 사건과 관련된 기사가 검색되는 상태였다.
이에 이 남성은 ‘당시 기사가 검색되는 것은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구글을 상대로 검색 결과 삭제 가처분 신청을 냈다. 당시 구글은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가 침해된다’며 맞섰지만 이 사건을 맡은 사이타마지방법원(지방재판소)은 결국 남성의 손을 들어 주었다.
25일 판결문에서 사이타마지방법원은 “원고인 남성의 죄는 비교적 가벼우며 사안(외설행위)에 역사적·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검색결과를 지속적으로 공개할 공익성은 낮으며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또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으며 인격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구글 검색 결과에서 해당 사건 기사를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의 명령에 불복한 구글은 항소할 방침이다.
이런 판결이 내려진 원인은 일본 보도 관행과도 큰 관련이 있다. 연쇄살인이나 영아살인, 유괴 등 중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용의자 이름을 익명으로 보도하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사소한 범죄라도 용의자의 실명과 직업, 거주지를 밝히고 얼굴 사진까지 공개한다. 한편 구글코리아는 “국내에서 같은 이유로 검색 결과 삭제를 요구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