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신의 한수를 꺼내들었다. X박스원에서 X박스360 게임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쇼 E3 2015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X박스원에서 X박스360 게임을 실행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X박스 계정에서 다운로드 콘텐츠로 이미 구입한 게임은 그대로 다시 내려받아 실행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X박스360 게임을 DVD 형태로 가지고 있는 경우다. 이때는 DVD를 넣어 게임을 X박스원에 내려받고 플레이 할 때마다 DVD로 인증을 거치는 방식이다.
방식이 어찌됐든 마이크로소프트의 이같은 조치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와의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3 초기 모델을 제외하고 하위호환을 지원한 전례가 없다.
게임사들이 하위 호환에 보수적인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새로운 기기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기존 기기 시장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수익을 양쪽에서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북미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4와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과, 소프트웨어 공급이 게이머들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는 점이 이같은 결단을 내리게 된 배경으로 분석된다. X박스원은 지난해 글로벌 누적 출하량에서 플레이스테이션4에 수백만대 차이가 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는 박빙 경쟁을 펼치던 전작과는 대조적인 부진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X박스원에 대한 이렇다 할 마케팅 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한글화는 말할 것도 없고, 출시되는 게임 숫자 면에서도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하위호환 카드가 엑스박스 원을 완벽하게 구원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거 게임을 지원한다고 해도, 여전히 독점작이 부족하고 각종 기능면에서 플레이스테이션4에 뒤쳐진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요 게임 커뮤니티에서 플레이스테이션4 사용자들은 소니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이같은 조치에 자극을 받아 하위 호환을 지원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게임 헤일로의 최신작 ‘헤일로5:가디언즈’를 비롯해 이나후네 케이지 최신작 ‘리코어’, 베데스타 하반기 최대작 ‘폴아웃4’, 대표 레이싱 게임 ‘포르자 모터스포트6’ 등의 신작 라인업을 발표했다.
행사 말미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AR, VR 머신 홀로렌즈를 활용한 게임 시연도 눈길을 끌었다. 아무것도 없는 빈 탁자에 홀로렌즈로 마인크래프트를 실행시킨 것. 홀로렌즈를 쓰지 않은 관객들에게 체험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특수 중계도 이날 행사의 백미였다.
이밖에 FPS 게임에 좀 더 특화된 X박스 전용 컨트롤러를 비롯해 다양한 게임들이 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