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애플TV는 2007년 처음 출시된 후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된 것은 2012년 봄이다. 여느 애플 제품과 달리 3년째 업데이트 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그 사이에 로쿠, 크롬캐스트, 아마존 파이어TV 스틱 등 경쟁자가 속속 등장했지만 새 제품 소식은 없다.
애플이 IPTV를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애플TV를 개발중이라는 소문이 올 초부터 꾸준히 흘러 나왔고 2015년 봄에 가격도 69달러(한화 약 7만 8천원)로 내린 것이 전부다. 새 제품이 나오기 전에 이전 제품을 처리하겠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비칠 수 있다. 하지만 WWDC 2015에서도 애플TV에 대한 소식은 없었다. 여러 방송국과 계약을 미처 체결하지 못했다는 소문도 들려온다. 저작권과 전송권을 포함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애플에게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올 봄에 단행된 애플TV 가격 인하는 경쟁자를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구글 크롬캐스트는 4만 9천900원에 살 수 있고 유튜브 뿐만 아니라 티빙, 호핀 등 국내 지상파와 케이블을 재전송해주는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 특성상 불완전한 서비스나 제품을 서둘러 선보이지 않는 것도 한 몫 한다. MP3 플레이어 시장에 가장 늦게 뛰어든 아이팟, 휴대전화 시장에 늦게 뛰어 든 아이폰만 봐도 시장에 늦게 뛰어드는 것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몇 년씩 시간을 들이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애플에는 치명타다.
게다가 애플TV는 마지막 신제품 출시 이후 3년이 지나도 여전히 잘 팔리는 제품 중 하나다. 3월 애플 팀쿡 CEO는 애플TV가 지금까지 2천500만 대 팔렸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2위 경쟁자인 로쿠는 2014년 9월까지 1천만 대를 팔았다고 밝혔다. 구글 크롬캐스트가 얼마나 팔렸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장조사기관 IHS 수석 분석가인 폴 에릭슨은 1천50만 대가 팔렸을 것으로 내다봤다. 폴 에릭슨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콘텐츠를 TV로 보여주는 크롬캐스트는 온라인 영상을 TV로 바로 볼 수 있는 애플TV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