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OOD 조작 버튼과 LCD 모니터를 개선했다.
The BAD 초기 설정은 인위적인 면이 있다.
한줄평 더욱 좋아졌지만 ‘여전히 너무 먼 당신’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니콘1 J5(이하 J5)는 니콘 CX 포맷(13.2×8.8mm) 센서를 단 2천81만 화소 미러리스 카메라다. 하이브리드 AF(오토포커스)를 갖췄고 터치 방식 LCD 모니터는 틸트 기능을 추가했다. 영상처리 엔진은 엑스피드 5A(EXPEED 5A)로 교체해 4K 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 일부 버튼과 셔터 위치도 바뀌어 쓰기 편해졌다.
iOS·안드로이드 앱 ‘니콘 와이어리스 모바일’을 설치하면 J5와 와이파이로 연결해 스마트폰을 리모컨 대신 쓰고 찍은 사진도 바로 전송받는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을 내장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앱을 실행하는 기능도 갖췄다. 플래시는 내장방식이며 무게는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꽂은 상태에서 265g이다. 가격은 10-30mm 줌렌즈 킷이 60만원 전후.
버튼·다이얼 배치 쓰기 쉽게 고쳤다미러리스나 DSLR 카메라를 막론하고 올해 나온 니콘 카메라들은 하나같이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다듬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전 제품인 J4는 색상이나 디자인은 크게 나무랄 데 없었지만 전원 버튼 따로, 셔터 따로, 동영상 따로에 원하는 기능으로 바로 찾아갈 수 있는 모드 다이얼도 없었다.
J5는 전원 버튼과 셔터 버튼을 합치고 동영상 녹화 버튼과 확대/축소 다이얼을 묶어서 총 세 가지 계통으로 인터페이스를 다시 구성했다. 셔터 우선, 조리개 우선, 수동 모드 등 원하는 모드로 바로 전환하게 만든 것도 눈에 띈다. 전반적인 메뉴 구성이 2014년 출시된 콤팩트 카메라인 P340과 흡사하게 변했다. 터치가 가능한 모니터에 180도 회전이 가능한 틸트 기능이 추가된 것도 마찬가지다.
오른손으로 잡았을 때 손가락에 잡히도록 그립을 만들어 놓은 것도 좋은 변화다. J5 역시 한 손만으로 잡기는 쉽지 않은 카메라지만 반듯한 직사각형으로 만든 J4보다는 훨씬 안정적이다. 다만 이렇게 쓰기 편한 방향으로 디자인을 고치다 보니 소니나 캐논 등 다른 회사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와 버튼 배치가 비슷해지는 면이 있다. 또 오른손으로 카메라를 잡았을 때 약지나 중지로 Fn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잦다.
배터리 용량은 840mAh에 불과하지만 5일간 200장, 하루에 40장 가량을 찍고 나서도 배터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내장 스트로보를 쓰지 않았다는 전제조건이 있긴 하지만 2~3일 일정의 짧은 여행이라면 빈번하게 충전할 필요는 없다. 다만 본체 크기와 거의 비슷한 충전기를 들고 다녀야 하는 건 확실히 불편하다. 마이크로USB 단자를 통해 충전이 안 되는 기기를 찾기 드문 마당에 충전기를 고집하는 건 의아하기까지하다.
약간 높은 초기 선명도, 4K 촬영은 “글쎄⋯”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 누구든 한 번쯤 LCD 모니터의 함정을 경험한다. 사진을 찍고 나서 카메라로 확인할 때는 상당히 잘 나온 줄 알았는데 막상 모니터에서 큰 화면으로 보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사진이 나오는 것이다.
J5는 이런 면에서는 그나마 자유롭지만 카메라 초기 설정에서 선명도(샤프니스)가 약간 높은 편이다. 흔히 말하는 ‘쨍한 사진’을 찍기는 좋지만 인위적인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메모리카드에 여유가 있다면 JPEG 파일과 RAW(NEF) 파일을 모두 찍은 다음 니콘 캡처 NX-D 등으로 현상하는 것이 더 입맛에 맞을 수도 있다.
(1 NIKKOR VR 10-30mm f/3.5-5.6 PD-ZOOM, ISO 160, 1/1000, F3.6, 초점거리 10mm, 프로그램 우선)
(왼쪽 : JPEG FINE, 오른쪽 : NEF 파일을 캡처 NX-D로 ‘자연스럽게’ 적용 후 현상)
여느 스마트폰에 달리는 1/2.3인치 센서(25제곱밀리미터)보다 큰 1인치(116제곱밀리미터) 센서를 달고 있기 때문에 어두운 실내에서 역광이 비치는 경우나 야경에서는 훨씬 노이즈가 적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줌렌즈가 달려 있어 멀리 떨어진 물체를 찍기도 편하다.
1920×1080 화소로 초당 60프레임 동영상을 찍는 경우 끊기거나 밀리는 느낌은 없지만 한 손으로만 들고 찍으면 화면이 일렁이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4K 촬영 기능도 새로 추가되었지만 초당 15프레임에 불과한데다 화면이 심하게 끊어져 실제로 활용하기는 썩 마땅치 않다.(1 NIKKOR VR 10-30mm f/3.5-5.6 PD-ZOOM, ISO 1800, 1/30, F3.5, 초점거리 10mm, 크리에이티브-야경, JPEG FINE)
결론 : 더욱 좋아졌지만 ‘여전히 너무 먼 당신’니콘은 니콘1 J 시리즈에 대한 공식 명칭으로 ‘미러리스’가 아닌 ‘렌즈 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렌즈 교환식 어드밴스드 카메라’라는 표현을 쓴다. 다른 미러리스 카메라와 같은 범주에 엮이고 싶지 않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미러리스’라는 표현을 쓰는 순간 당장 다른 카메라와 센서 크기로 비교 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로 삼성전자 NX 미니와 니콘1 J시리즈에 대한 평가는 박하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1인치(13.2×8.8mm) 센서를 쓴 소니 RX100M3는 ‘뛰어난 카메라’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미러리스 카메라라고 해서 무조건 APS-C(23.6×15.7mm) 센서를 달아야 한다는 이유도 없거니와 J5로 찍은 사진이 못봐줄 정도로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휴대성이나 기동성, 순발력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센서 크기가 이런 장점을 모두 가리는 것이 아쉽다.
이런 제품이 5년째 계속해서 나오는 데는 니콘의 현실적인 고민도 숨어 있다. 센서 크기를 키우는 순간 D3300 등 보급형 DSLR 카메라의 입지가 애매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1인치 센서를 쓰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답을 주는 것도 아니다. 최신 화상처리 엔진을 넣어 노이즈를 줄이고 동영상을 강화한 건 좋지만 센서 크기가 지닌 본질적인 한계까지 덮을 수는 없다. 그래서 여전히 선뜻 권하기도, 집어들기도 어려운 호사가를 위한 카메라일 수 밖에 없다.
상세 정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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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 13.2×8.8mm CMOS 센서(니콘 CX 포맷) |
기록 매체 | 마이크로SD 카드, |
마이크로 SDHC 카드, | 마이크로 SDXC 카드 |
크기 | 약 98.3×59.7×31.5mm |
(돌출 부분 제외) | 무게 |
약 265g | (배터리/메모리 카드 포함, 바디 캡 제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