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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 픽업트럭으로 美 트럭 시장에 도전장…기아의 '9만 대 전략' 통할까

타스만 이어 두 번째 트럭 준비 중

(사진=CNET)

(씨넷코리아=황진영 기자) 미국 씨넷은 23일(현지시간) 기아자동차가 북미 시장을 겨냥한 두 번째 픽업트럭, 이번에는 전기차(EV) 모델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전기 픽업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기아는 앞서 디자인 면에서 호불호가 갈렸던 ‘기아 타스만’에 이어, 새로운 전기차 픽업트럭으로 북미 고객층의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기아는 4월 초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도심과 실외 모두에서 활용 가능한 전기 픽업트럭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해당 차량은 동급 최고의 실내 및 적재 공간, 견고한 견인 시스템, 오프로드 주행 기능, 첨단 인포테인먼트와 안전 기술을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발표 내용을 토대로 볼 때 이 신형 전기 픽업은 기존의 기아 EV6 또는 자매회사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 중인 SUV 및 픽업 모델과는 차별화된 플랫폼과 기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프로드 기능을 강조한 점은 도심형 전기차에 머물지 않고 실사용 트럭 시장을 겨냥한 시도로 해석된다.

기아의 새로운 전기 픽업트럭은 자체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개발되며, 최신 스포티지에 탑재된 듀얼 디스플레이 시스템 등 최신 인포테인먼트 기술을 일부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는 해당 전기 픽업트럭의 북미 시장 연간 판매 목표를 9만 대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포드의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이 연간 3만 대 판매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매우 공격적인 수치다. 기아의 전기 픽업은 미국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어필하는 첫 모델이라는 점에서, 성공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분석 기업 리커런트(Recurrent)의 시장 인사이트 디렉터 리즈 나즈만은 “2024년 e-GMP 플랫폼 기반 모델이 10만 대 이상 판매됐다는 점에서 기아의 도전은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있고, 이는 향후 수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두 차종이 픽업트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아가 가격 경쟁력과 충분한 성능을 제공할 경우 목표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기차의 판매 성과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머스탱 마하-E와 지프 랭글러 PHEV는 올해 각각 5만 대 이상을 판매했으며, 테슬라 모델 3는 15만 대, 모델 Y는 37만 대 이상 판매된 바 있다. 나즈만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전기차는 가격과 상관없이 강한 판매력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최근 합리적인 가격의 전기 세단인 ‘2026년형 EV4’도 함께 선보이며,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전기 픽업트럭 출시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기아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황진영 기자hjy@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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