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PC 시장이 반짝 호황을 누리던 시절은 2008년을 기점으로 끝났다.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장착한 초저가 노트북, 넷북이 2008년 경제 위기를 타고 반짝했지만 이후 스마트폰 돌풍, 태블릿 르네상스를 거치며 완만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PC 위기론? 생산성을 따져보라”
이런 감소 추세는 국내 PC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는 2016년 2월에 국내 PC 출하량이 448만 대로 2015년 486만 대에 비해 38만 대(7.8%) 줄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국내외 PC 제조업체가 생산해 공급한 물량이기 때문에 실제 판매 대수는 더 적을 수 있다.
이러다 보니 PC 시장의 위기를 넘어 ‘멸종’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처음 인터넷을 접한 젊은 층이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대로 못다루거나, 키보드에 익숙하지 않아 낭패를 겪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16일 씽크패드 X1 신제품 발표 자리에서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이사는 “터치가 보편화 된 현재에도 대부분의 입력은 키보드나 마우스 등 입력장치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2010년부터 PC 위기설이 꾸준히 나왔지만 키보드 없이 쓸 수 있는 컴퓨터의 용도는 매우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스크린 키보드가 모든 입력장치를 대체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낙관론이 배경에 깔렸다.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며 변화한 요구를 수용하다
씽크패드 X1 카본은 뛰어난 성능과 휴대성을 원하는 전문가를 대상으로 2012년 처음 등장한 노트북이다. 14인치 2K 디스플레이에 두께 17mm, 무게 1.2kg 이하인 제품을 찾아 헤매는 전문가들이 마지막으로 남겨 놓는 제품이기도 하다. 2세대 제품은 키보드 배열을 달리하면서 변화를 꾀하기도 했지만 주 고객층인 전문가들의 반발에 밀려 1년만에 원래대로 돌아왔다.
노트북만 나오던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화면을 360도로 돌려 접을 수 있는 투인원인 씽크패드 X1 요가, 필요할 때마다 모듈을 바꿔가며 기능을 늘릴 수 있는 12인치 투인원인 씽크패드 X1 태블릿도 함께 등장했다. 강용남 대표이사는 “책상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여러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씽크패드 X1 카본과 X1 요가는 모두 인공위성에 쓰이는 탄소섬유를 적용했고 저장공간으로 현 시점에서 가장 빠른 NVMe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SSD도 선택할 수 있다. 씽크패드 X1 태블릿은 외장 배터리를 내장한 모듈이나 프로젝터 모듈을 하단에 장착해 기능을 확장할 수 있고 본체 뒤를 열어서 저장장치나 메모리를 소비자가 직접 교체할 수 있다.
먼지 많은 환경에서도 버티는 일체형 PC
씽크패드 X1 요가는 IPS LCD 디스플레이와 AM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모델 등 두 개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출시 전부터 AMOLED 디스플레이의 번인 현상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강용남 대표이사는 “AM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모델은 원가 상승 요인이 있고 AMOLED 디스플레이에 대한 호불호도 있어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단 고객이 원하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레노버는 일체형 데스크톱PC인 씽크센터 X1도 함께 공개했다.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프레임 두께가 11mm에 불과하고 일반 가정과 달리 먼지가 쌓이기 쉬운 사무실 환경을 고려해 내구성을 높였다. 각종 악성코드로 이용자 주위 환경이 노출되는 것을 막아주는 웹캠 잠금 장치를 달았고 중앙 관리자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운영체제 재설치 등을 제어 가능한 v프로 기술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