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김태훈 기자) "200억 넘는 행사를 당일 취소시키는 공공기관이 어딨냐, 돌잔치 뷔페도 그렇게는 안 하겠다."
지난 15일 경기도청 앞에서 열린 신천지예수교회의 '편파적인 종교탄압 규탄 결의대회' 여파가 SNS상에서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지난 10월 29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를 대관 후 다음날인 30일에 시온기독교선교센터 115기 수료식을 열기로 했다.
신천지예수교회 관계자에 의하면 7월 대관 승인을 받고 10월 2일 대관료를 최종 납부하며 계약이 이뤄졌다. 2주 뒤인 16일 파주시가 위험지역으로 지정됐던 날 대관 담당 측인 경기관광공사(이하 공사)를 찾아가 행사 개최에 이상없음을 확인받았다.
이후에도 계속 공사를 찾아가 문제 없다고 확인받았음에도 공사는 대관 당일인 29일에 '전쟁 위협'을 이유로 대관 취소 공문을 발송했다. 아무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신천지예수교회측은 공사를 방문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게다가 파주시가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날(16일) 이후인 19일과 20일 파주개성인삼축제가 열렸다는 사실에, 그리고 대관 취소 결정 전 신천지예수교회를 반대하는 개신교 단체의 항의 방문이 몇 차례 있었다는 사실에 편파 행정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여기에 공사의 결정 과정에서 유럽 출장 중에 있었던 경기도지사의 지시가 있었음까지 밝혀지며, 수만 명의 신천지예수교회 교인들이 경기도청으로 몰려와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신천지예수교회측은 결의대회 후 보도자료를 통해 "정말 안보가 문제였다면 신천지예수교회와 대화를 하고 절충점을 찾아야 했는데, 한마디 사과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 공문을 보냈다"며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의 이러한 행위는 헌법을 어긴 것이며 명백한 불법"이라고 성토했다.
이에 조원용 경기관광공사 사장은 행정사무감사에서 황대호(더불어민주당·수원3)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의 대관 취소 이유에 대한 질문에 대해 "경기도가 지난 10월 16일 대북전단 살포 및 북한과의 긴장 고조로 인해 파주 등을 위험지역으로 설정한 상황에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북측을 자극할 수 있는 행사가 행사 참여자와 주변 지역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취소했다"고 답했다.
여기에 황대호 의원은 "종교와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1410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없다"며 "다만 본행사 전날 대관을 취소해 부득이하게 손해를 발생시킨 부분은 충분한 논의를 통해 배상방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같은 해명에도 SNS상은 경기도청의 행정을 성토하는 분위기다. 60만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한 계정에서 어제 경기도청 규탄대회 내용을 올리자, 댓글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누리꾼들은 '근거는 받아들일만 한데 취소 통보가 늦었다', '당일 취소라니 경기도청 행정 X판', '정말 싫어하는 종교이긴 하지만 종교를 떠나 직전 취소는 잘못됐다', '여기를 옹호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공권력 남용이다', '그냥 첨부터 거부하지' 등의 반응으로 대관 당일 취소 결정을 내린 경기도청과 경기관광공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