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사진은 1월 29일 삼양옵틱스 창원공장 준공식)
<창원=권봉석 기자> 삼양옵틱스는 40년 이상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와 DSLR·미러리스 카메라 등 각종 카메라용 렌즈를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온 기업이다. 하지만 이 기업에 대해 아는 사람은 사진을 찍을 만큼 찍어 본 전문가들, 혹은 국내외 영상감독 등 영상 전문가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일반인에게 잘 안 알려진 회사다.
시그마나 탐론 등 호환 렌즈를 만들어 온 다른 업체에 비해 삼양옵틱스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오토포커스(AF) 기능을 갖춘 렌즈가 없었다는 것이다. 손떨림 방지 기능을 카메라 본체(바디)에 내장한 기종이 늘어나면서 손떨림 억제 기능에 대한 아쉬움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초보자에게는 포커스 링을 수동으로 돌려가며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
“오토포커스 렌즈 2년간 준비해 왔다”
그러나 이런 문제도 삼양옵틱스가 곧 오토포커스 렌즈를 출시하기로 하며 많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 전환은 지난 29일 열린 삼양옵틱스 창원공장 준공식에서도 감지된다. 환영사에서 삼양옵틱스 황충현 대표는 “오토포커스 렌즈를 올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양옵틱스 연구소장 이해진 상무는 “삼양옵틱스는 2년 전부터 오토포커스 렌즈를 개발해 왔고 올 상반기 출시를 위해 준비중이다. 오토포커스는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카메라 본체와 호환성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토포커스 렌즈의 성능에 대해 알려달라는 질문에 이해진 상무는 “시장에서 다른 제품과 경쟁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성능이 목표다. 오토포커스 속도와 화질 등 모든 항목에서 내부적인 목표를 세워 놓고 개발중이다”라고 답했다.
첫 오토포커스 렌즈는 소니 E마운트 유력
‘어떤 카메라 마운트와 오토포커스 렌즈를 맞출것이냐’라는 질문에 삼양옵틱스 마케팅 담당 권재민 상무는 “구체적으로 특정 제조사를 언급하기 어렵지만 출시될 경우 많은 소비자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유력한 후보로 소니 알파7M2 등 미러리스 카메라에 쓰이는 E마운트를 꼽고 있다. 캐논이나 니콘, 올림푸스 카메라용 렌즈를 타사가 개발하려면 특허권이나 각종 기술료가 문제다. 반면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로 쓰이는 E마운트 규격은 기술료가 필요 없고 누구나 신청만 하면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특히 기술료가 없다는 것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삼양옵틱스에는 더할 나위 없이 유리하다. 원가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권재민 상무 역시 “소니 렌즈 제품군이 많지 않아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크다는 것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E마운트 규격은 공개되어 있고 신청만 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열려 있다. 삼양옵틱스가 E마운트용 렌즈를 내놓는다면 그만큼 저변이 확대되는 것이므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라고 답했다.
고화질 포토 렌즈에 주력하겠다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카메라를 따로 사는 사람은 줄었다. 날로 발전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때문이다. 사진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 혹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한계를 느낀 사람 이외에는 따로 카메라를 사지 않는다. 카메라에 반드시 필요한 렌즈 시장 역시 줄어들기 마련이다.
권재민 상무는 “전통적인 카메라 수요가 줄고 있지만 사진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렌즈 시장 규모 감소 폭은 줄어들었다고 본다. 삼양옵틱스는 포토 렌즈, 동영상 특화 렌즈, 또 영상 전문가를 위한 렌즈군인 씬(Xeen)을 가지고 있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 품질을 바탕으로 최고의 화질을 제공하는 포토 렌즈를 만드는 것이 현재 방향이다”라고 답했다.
렌즈는 카메라나 영상장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제품이다. 기어VR 등 최근 급격히 늘어나는 스마트폰용 가상현실(VR) 기기에도 렌즈가 쓰인다. 사업 다각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해진 상무는 “현재로서는 다각화 계획이 없다. 가장 잘 하는 분야인 카메라 렌즈에 주력할 것이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