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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공항 올스톱 "원인은 윈도우 3.1?"

“20년 넘은 장비 아직도 가동중”

윈도우 3.1이 다운되어 파리 오를리 공항의 이착륙이 멈추는 일이 최근 벌어졌다.

(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Photo courtesy of Wikimedia Commons)

프랑스 파리 현지시간으로 7일 오를리 공항에서 항공기 이착륙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인은 23년 전에 나온 16비트 운영체제인 윈도우 3.1이 다운되었기 때문이다. 바이스 뉴스가 최근 프랑스 주간지의 보도를 인용해 이와 같이 전했다.

오를리 공항은 이착륙하는 항공기 조종사들에게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인 ‘데코’(DECOR)를 윈도우 3.1 위에서 실행하고 있었다. 이 시스템은 안개나 비바람이 부는 악천후, 혹은 야간에도 조종사들이 이착륙할 수 있도록 각종 기상정보는 물론 항공기 착륙에 중요한 활주로 가시거리(RVR)를 제공한다.

당일 안개가 낀 상태에서 이 시스템이 고장나자 오를리 공항의 관제사들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시켰다.

윈도우 3.1은 1992년 처음 나왔다. 유지보수할 인력도 없고 마이크로소프트 지원도 끊겼다.

프랑스 관제사 노조 알렉상드르 피아커 사무총장은 “샤를드골 공항과 오를리 공항을 운영하는 파리공항그룹은 모두 10년에서 20년 이상 된 운영체제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 유닉스 기반 프로그램도 있고 윈도우XP 기반 프로그램도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오래된 프로그램을 유지보수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데코 관련 문제를 손 볼 수 있는 사람은 단 세 명 뿐인데다 2016년에는 한 명이 은퇴한다. 심지어 고장난 장비 부품을 구하려면 이베이를 뒤져야 하는 형편이다.

알렉상드르 사무총장은 “프랑스 교통부는 오래된 장비를 오는 2017년까지 모두 교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일러야 2019년이나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파리를 오가는 승객들은 당분간 구닥다리 장비가 말썽 없이 작동하기를 빌어야 할 판이다.

권봉석 기자bskwon@c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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