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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천천히 마시고 싶으면...잔 부터 바꾸세요"

술 잔과 관련된 두 가지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늘고 길면서 반듯한 잔에 마시면 술 마시는 속도 줄일 수 있어

어떤 잔으로 마시느냐에 따라 사람이 체감하는 음주량이 달라진다는 것이 핵심

(씨넷코리아=봉성창 기자) 술은 천천히 마셔야 한다. 도수가 약한 술이라도 빨리 마시면 많이 마시게 되고, 결국 취하기 마련이다. 몸에서 알콜을 해독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술과 관련해 영국 브리스톨 대학에서 진행한 흥미로운 두 가지 연구 결과가 있다. 바로 술잔에 따른 음주 속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다. 해당 연구는 영국 심리학회 연례 회의에서 발표됐다.

첫번째 실험은 남성 80명과 여성 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에는 용량이 눈금으로 그려진 잔에 맥주를 줬고, 다른 그룹에는 보통 맥주잔을 제공했다.

이후 음주속도를 관찰한 결과 눈금이 그려진 잔으로 맥주를 마신 집단의 평균 음주 속도가 보통 잔에 마신 집단에 비해 더욱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눈금이 그려진 잔으로 마신 집단은 1잔을 전부 마시기까지 평균 10.3분이 걸린 반면, 보통 잔에 마신 집단은 9.1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른 실험에서는 술잔의 모양에 따라 음주량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를 살펴봤다. 이 실험은 두 번의 주말을 거쳐 3개의 다른 술집에서 진행됐다. 한 곳에서는 반듯한 잔에, 다른 하나는 휘어있는 잔에 맥주를 따라 제공했다. 그 결과 반듯한 잔보다 휘어진 잔(가령 주둥이는 넓고 바닥은 좁은 형태)에 마신 사람들이 더 많은 술을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실험 결과는 반드시 맥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위스키나 브랜디와 같이 독한 술 역시 비슷한 실험 결과가 나왔다. 브라이언 완싱크 미국 코넬대 교수와코어트 밴 리터섬 조지아 공과대학 교수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같은 용량의 길고 가는 잔과 짧고 넓은 잔에 술을 제공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했다.

짧고 넓은 잔으로 마신 사람이 가늘고 긴 잔으로 마신 사람에 비해 30%나 술을 더 많이 마셨던 것이다. 실제 바텐더와 함께한 실험에서도 짧은 잔으로 마신 사람이 20.5% 술을 더 마신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가늘고 길면서 반듯하고 용량 눈금이 그려진 잔을 사용하면 술을 마시는 속도를 좀 더 늦출수 있다. 반대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고 싶으면 짧고 넓으면서 휘어있는 잔에 눈금이 없는 보통 잔에 술을 내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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