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넷코리아=권봉석 기자)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각으로 8일 오전 모스코니 센터에서 진행된 WWDC 2015 기조연설을 통해 OS X 새 버전 ‘엘캐피탄’(El capitan, 10.11)을 공개했다. 엘캐피탄은 외형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지만 트랙패드 제스처를 통해 이메일을 빨리 삭제하고 열려 있는 창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등 편의성을 더했다.
사파리에 추가된 ‘핀 사이트’ vs. ‘탭 고정’
OS X 기본 웹브라우저 사파리에 추가된 새 기능 ‘핀 사이트’(Pinned Sites)는 자주 열어보는 웹사이트를 탭 한 켠에 항상 열어놓고 사파리 창을 열었다 닫아도 그 웹사이트가 그대로 열리게 하는 ‘새로운 기능’이다. 마치 압정으로 웹사이트를 고정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그런데 이 기능은 모질라 파이어폭스나 구글 크롬, 혹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이미 몇 년 전부터 모두 지원하던 기능이다. 모질라 파이어폭스와 구글 크롬은 ‘탭 고정’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이 기능을 제공한다. 사파리가 자랑스럽게 선보이는 기능치고는 임팩트가 떨어진다.
화면 정리 기능은 윈도10 닮았네
엘캐피탄에 새로 추가된 창 정리 기능인 ‘스플릿뷰’(Split View)는 화면 양쪽으로 창을 자동으로 배열하고 보이지 않는 바둑판에 창을 정리해 보기 좋게 정리할 수 있는 기능이다. 그런데 이 기능은 이미 윈도7에 탑재되어 있던 기능 중 하나인 ‘에어로 스냅’이다. 프로그램 창 제목 표시줄을 클릭한 채로 화면 상하좌우 끝단에 가져가면 창이 자동으로 확대되어 정렬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차세대 운영체제인 윈도10에는 이 기능을 더욱 발전시킨 스냅뷰가 내장되었다. 정리할 창 크기를 화면 절반이나 1/4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고 남아 있는 공간에 자동으로 여러 창을 배열한다. 윈도 키를 눌러서 창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스플릿뷰 기능의 조작 방법은 윈도10과 놀랄만큼 닮았다.
편리한 기능은 진영 구분 없이 퍼진다?
‘나 빼고 카피캣’을 외치던 애플의 이런 행보는 어찌 보면 의아하기도 하다. 하지만 팀쿡 체제 이후 애플이 고집스러움을 버리며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도 있다. 편리한 기능이 개발되면 운영체제나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보급되면서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는 더욱 그렇다.
반대로 OS X의 기능을 다른 제조사나 운영체제에서 벤치마킹하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에 바탕화면을 늘려쓸 수 있는 가상 데스크톱 기능을 추가한 것만 봐도 그렇다. 이 기능은 OS X가 수 년 전부터 제공하던 기능인데 윈도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